에너지 인프라 손상, 민방위 훈련으로 대비해야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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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분석 논문 “에너지 인프라 파괴와 한파 결합 시 민간 건강 피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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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습으로 화재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발전소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 상태에서 겨울 한파가 겹칠 경우 민간인의 건강 피해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위험이 전쟁 상황뿐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도 반복될 수 있다며, 에너지 공급 중단과 한파를 동시에 고려한 대비 체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미국 러트거스대학교 공중보건대학과 글로벌 헬스 연구소, 우크라이나 르비우 국립체육대학교, 폴타바 국립의과대학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지난해 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전시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 인프라 공격 이후 한랭 관련 질환의 결정 요인에 대한 머신러닝 분석」이다.


연구진은 2022~2023년 겨울 동안 우크라이나 24개 주에서 2311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가구 중 상당수는 전쟁 중 전력·난방 공급 중단을 경험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응답자의 75.2%가 겨울철 호흡기 감염이나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자의 3.76%는 동상이나 저체온증과 같은 한랭 손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고령층이 포함된 가구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포함된 가구의 경우, 한랭 손상 발생 비율은 약 10%로, 전체 평균의 약 세 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고령자의 체온 조절 능력 저하와 만성질환 보유 가능성이 에너지 공급 중단 상황에서 위험을 크게 높였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인프라 파괴의 규모도 컸다. 논문에 따르면 전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화력 발전 설비 약 40%, 풍력 발전 설비 약 90%, 태양광과 원자력 설비의 40% 이상이 파괴되거나 점유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로 인해 전력 공급뿐 아니라 지역 난방, 병원 운영, 통신, 식수 공급까지 연쇄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단순 기온보다 에너지 공급 중단 여부가 건강 피해를 예측하는 데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머신러닝 분석 결과, 난방 중단 경험, 경제적 불안정, 불안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호흡기 감염과 한랭 손상을 설명하는 주요 예측 변수로 나타났다. 실제로 응답자의 29%는 전쟁 기간 중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연구는 기후위기 적응 관점에서도 주목된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혹한기 에너지 인프라의 손상은 전쟁 상황이 아니더라도 기후 변동성이 큰 국가에서 유사한 보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더라도 북극진동 변화로 인해 중위도 지역의 한파 위험은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강도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 분석이다. 

한국 역시 겨울철 북극진동 약화 시 강한 한파가 반복적으로 유입되는 지역이다. 에너지 공급 체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될 경우 한파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대규모 정전이나 난방 중단이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 사례와 유사한 건강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결론에서 에너지 인프라를 단순한 산업 시설이 아니라 공중보건과 직결된 핵심 생존 인프라로 규정했다. 에너지 공급 중단은 추위 노출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 호흡기 질환과 저체온 손상을 동시에 확대시키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쟁 대비 차원의 민방위뿐 아니라, 기후위기 적응 정책에서도 에너지 인프라 보호와 한파 대응을 함께 고려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에너지 공급 중단과 한파가 결합될 경우 민간 피해가 급격히 확대된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만큼, 관련 대비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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