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그리고 쇠귀에 경 읽기

2023-11-06
조회수 44


'쇠귀에 경 읽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백날 천날 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도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좋은 경전의 말씀을 읽어줘도 고집이 센 황소에겐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관심이 있는 것에는 귀를 기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자성어로는 ‘우이독경(牛耳讀經)’이라고 합니다.


4대강 보(洑)를 지키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딱 이 속담, 이 사자성어가 떠오릅니다.

지금의 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누누이 얘기해도 전혀 들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홍수에도, 가뭄에도 소용이 없습니다.

녹조가 발생하도록 해서 수질을 악화시키고, 물고기가 오르내리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들은 엉뚱한 사례를 갖다 대면서 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맥락이 맞지 않는 사례를 갖다 댄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꼴입니다.


4대강 보를 홍수 예방와 수자원 확보 기능을 가진 상류의 다목적댐인 것처럼 포장한다든지, 제방을 높이는 중국의 홍수 예방 대책에 슬그머니 보 얘기를 끌어다 붙이는 게 그런 사례입니다.


1973년 완공된, 50살이 된 소양강댐은 29억㎥의 저수량을 가진, 큰 다목적댐이지요.
그런데 4대강 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수자원 공급? 취수구 위치가 높아 보에 가둔 물은 쓸 수가 없습니다. 
빨대가 컵의 윗부분에만 닿아 있다면 컵 전체의 물을 마실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물을 다 마시려면 빨대가 컵 바닥에 닿아야 합니다.


강 바닥보다 훨씬 위에 떠 있는 지금 취수구로는 보의 물을 쓸 수 없습니다.

상류에서 흘러드는 것 가운데 일부만 취수할 수 있을 뿐입니다.


취수구 위치를 조정한다고 해도 쓸 수 있는 물은 적습니다.

16개 보에서 끌어다 쓸 수 있는 양은 1.7억㎥입니다. 전국 물 수요의 0.5%에 불과합니다.
그런 가짜 물그릇을 소양강댐에 비교한다니 가소롭습니다.


4대강 보는 홍수 예방 기능이 없습니다.

취수구 위치 때문에 홍수를 앞두고 보를 비워둘 수가 없습니다.
보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면 물을 취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령댐 도수로를 통해 금강 물을 보령댐에 공급하는 것을 중국의 '남수북조'에 비유하는 일도 있군요.

중국 사람들이 보령댐 도수로의 규모를 알면 정말 배꼽 잡고 웃을 일입니다. 
('남수북조'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한 기사 참조)


보령댐 도수로는 4대강 백제보 없어도 가능합니다.

보가 아니라 하류의 금강 하굿둑으로 가둬둔 물을 가져가는 것이거든요.
4대강 보 얘기하는데, 보령댐 도수로 얘기를 하는 것은 자신이 4대강 사업에 얼마나 무지한 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다시 한번, 그것도 MB 스타일로 얘기합니다.

"보로 홍수를 예방한다고요? 보로 가뭄을 해결한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지금 정부 여당은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는 데 4대강 보를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거야 뭐, 저도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고 싶습니다.
말만 거창하게 하고는, 왜 제때 제대로 못 끝냈느냐고. 왜 4대강 보를 없애지 못했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것 이해합니다.


다만, 지금 정부 여당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느냐 따지고 싶습니다.

물그릇을 키우겠다고 말만 하면서, 정작 4대강 취수구 개선에 필요한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을 속이는 일이 아닙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한번 소의 귀에다 읊어봅니다.


가짜 물그릇으로 가뭄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보는 홍수 예방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보는 체류시간을 늘려 녹조 발생의 원인이 됩니다.
녹조 독소는 시민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보는 강에 블루길 배스 같은 외래종만 득실거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아무리 타일러도 말 안 듣는 소,
여물만 먹고 일 안 하는 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관련 기사

중국 '산샤댐' 건설… 한반도 생태계 흔든다  (중앙일보 2001년 5월 3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4071874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