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세균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의 한 취수장. [대구환경운동연합]
여름철이면 보로 막힌 4대강 곳곳에서 짙은 남세균(cyanobacteria) 녹조가 창궐한다.
이명박 정권이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전문가들은 녹조 발생을 우려했다.
2012년 4대강 사업이 완공됐고,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직후부터 4대강 녹조는 현실이 됐다.
탄핵으로 박근혜 정권이 물러난 후인 2017년 3월 20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을 빌어 4대강 녹조 대책이란 것을 제시했다.

2017년 3월 환경부 보도자료
환경부 2017년 3월 "수문 열고 유속 늘리면 녹조 억제돼"
녹조가 심하게 발생할 경우 보 수문을 최대로 열고, 유속을 높이겠다는 내용이었다. 보 주변에서 지하수를 취수하는 데 지장이 없는 수준, 즉 지하수 제약 수위까지 보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겠다는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낙동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 운영 시 보 수위를 74일간 지하수 제약 수위로 운영했을 때 낙동강 중․하류 5개보의 평균 유속은 20~119%까지 증가하고, 남세균 세포수는 22%에서 최대 36%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는 엽록소-a가 27∼34% 감소하고, 영산강 승촌보에서도 엽록소-a가 2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근혜 정권 몰락과 문재인 정권 출범 사이의 권력 공백기에 환경부가 밝힌 입장이다. 보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고 유속을 높이면 녹조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정치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판단 결과다.
수위 낮추면 제 역할 못하는 어도
문제는 수위를 낮출 경우 물고기가 이동하는 데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수위를 낮추면 물고기가 보를 우회해 이동하도록 만든 어도가 폐쇄되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부는 보도자료에서 보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어도 16개소 (보별 1개소)를 개량하는 데 약 422억 원이 들어가고 양수장 25곳의 취수구를 낮추는 데 필요한 예산이 약 216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해도 638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면 어느 정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필자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는 환경부가 과연 녹조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의문이 들게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3월 이후 4대강 보의 어도 개선에 사용한 예산은 1억600만 원이 전부였다. 어도에 구멍을 뚫어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1억600만 원은 2017년에 제시했던 어도 개선 비용 216억 원의 0.74%에 불과했다. 16개 보의 16개 어도 가운데 하나도 제대로 개선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낙동강 합천함안보 수문 개방으로 상류의 현풍양수장 취수구가 물밖으로 드러나 있다. 보 수문을 개방해 수위가 낮아지면 취수구 위치 탓에 취수가 불가능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강찬수 기자
문재인 정부, 보 허물겠다고 했지만 실질적 변화 없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지난 2023년 5월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강 등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물그릇'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70곳에 이르는 취수장·양수장의 취수구 위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를 헐거나 수문을 열어 수위가 낮아지면 취수구가 물 밖으로 드러나 취수를 할 수 없는 곳이 70곳에 이른다는 얘기다.
당시 환경부의 '4대강 취·양수장 시설개선 사업 진행 상황' 자료에 따르면, 4대강 16개 보에서 취·양수장 취수구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곳은 한강 7곳, 낙동강 52곳, 금강 1곳, 영산강 10곳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취수구 개선에는 4194억3500만 원 필요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2023년 환경부 자료
문재인 정부는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허물겠다는 얘기만 꺼냈을 뿐 말 잔치로 끝냈다. 보 해체를 추진할 의지도 없었고, 이를 진행할 후속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결과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보 철거를 위해서는 취수구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했지만, 이마저도 진척이 없었다. 보를 철거하지 않더라도 어도만 개선하면 수문을 여닫을 수 있는데 그 마저도 준비를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 대책은 2017년보다 후퇴
윤석열 정권은 2023년 4월 4일 가뭄 대책으로 '댐-보-하굿둑 과학적 연계 운영 본격화'라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디지털 트윈이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화려한 표현은 있었지만, 보 수문 개방을 위해 어도나 취구수 개선은 언급이 없었다. 2017년에 내놓은 대책보다 허술했다. 6년 전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환경부는 2025년 5월 27일에 발표한 녹조 대책에서 녹조 발생 시 댐·하굿둑 방류, 보 수위 조정 등을 통해 녹조를 저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지만, 댐·보 방류 결정에 걸렸던 기간을 기존 6일에서 3일로 단축해 대응하갰다는 것 뿐이었다.
문재인 정권에서 취수구 개선 계획을 수립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행 의지가 없었다. 2024년에는 관련 예산을 전면 삭감했고, 2025년에 들어서 일부 재개됐다.
지난달 환경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혜경(진보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낙동강에서 개선해야 할 취수구 52개 가운데 현재 공사에 들어가서 내년 중에 완공될 예정인 것은 창녕함안보의 중적포, 대부, 외삼학 양수장 3곳이다. 또 내년에 공사에 들어갈 곳은 강정고령보 가죽정 양수장, 합천창녕보 자모1, 자모2 양수장, 창녕함안보 현창, 성당 양수장 등 5곳이다.
하지만 1년에 3~5곳씩 취수구를 개선하는 정도라면, 낙동강 취양수장 취수구 전체 개선에는 10년은 족히 걸린다는 얘기다.
새 정권에서 5년을 더 기다려야 하나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 결과가 이리 될 줄 알면서도 강행했다. 잘못된 개발(misdevelopment)을 지나서, 목적도 없이 국토에 상처를 내는 개발을 위한 개발, 생태학적 반달리즘(ecological valdalism)이었다.
시민들은 10년을 넘게 기다렸다. 그런데 다시 또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4대강 재자연화와 수질개선'을 환경 분야 제1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 정부에서는 4대강 재자연화에 당장 나서는 게 아니고 5년에 걸쳐 향후 4대강 복원 로드맵을 작성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5년은 더 기다려야 복원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정권에게 책임을 미루겠다는 심산일 수도 있다. 어쩌면 문재인 정권이 보인 행태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시민들이 언제 쯤 녹조 없는 흐르는 강을 볼 수 있을까. 시민들은 더는 녹조가 창궐하는 강을 바라볼 수 없다. 너무 많이 기다렸다.
이재명 정권은 당장 답해야 한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4대강 복원 일정을 내놓고, 3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을 또다시 기만하는 것이 될 것이다. 4대강에 관해서는 이전 정권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남세균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의 한 취수장. [대구환경운동연합]
여름철이면 보로 막힌 4대강 곳곳에서 짙은 남세균(cyanobacteria) 녹조가 창궐한다.
이명박 정권이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전문가들은 녹조 발생을 우려했다.
2012년 4대강 사업이 완공됐고,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직후부터 4대강 녹조는 현실이 됐다.
탄핵으로 박근혜 정권이 물러난 후인 2017년 3월 20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을 빌어 4대강 녹조 대책이란 것을 제시했다.
2017년 3월 환경부 보도자료
환경부 2017년 3월 "수문 열고 유속 늘리면 녹조 억제돼"
녹조가 심하게 발생할 경우 보 수문을 최대로 열고, 유속을 높이겠다는 내용이었다. 보 주변에서 지하수를 취수하는 데 지장이 없는 수준, 즉 지하수 제약 수위까지 보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겠다는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낙동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 운영 시 보 수위를 74일간 지하수 제약 수위로 운영했을 때 낙동강 중․하류 5개보의 평균 유속은 20~119%까지 증가하고, 남세균 세포수는 22%에서 최대 36%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는 엽록소-a가 27∼34% 감소하고, 영산강 승촌보에서도 엽록소-a가 2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근혜 정권 몰락과 문재인 정권 출범 사이의 권력 공백기에 환경부가 밝힌 입장이다. 보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고 유속을 높이면 녹조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정치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판단 결과다.
수위 낮추면 제 역할 못하는 어도
문제는 수위를 낮출 경우 물고기가 이동하는 데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수위를 낮추면 물고기가 보를 우회해 이동하도록 만든 어도가 폐쇄되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부는 보도자료에서 보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어도 16개소 (보별 1개소)를 개량하는 데 약 422억 원이 들어가고 양수장 25곳의 취수구를 낮추는 데 필요한 예산이 약 216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해도 638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면 어느 정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필자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는 환경부가 과연 녹조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의문이 들게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3월 이후 4대강 보의 어도 개선에 사용한 예산은 1억600만 원이 전부였다. 어도에 구멍을 뚫어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1억600만 원은 2017년에 제시했던 어도 개선 비용 216억 원의 0.74%에 불과했다. 16개 보의 16개 어도 가운데 하나도 제대로 개선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낙동강 합천함안보 수문 개방으로 상류의 현풍양수장 취수구가 물밖으로 드러나 있다. 보 수문을 개방해 수위가 낮아지면 취수구 위치 탓에 취수가 불가능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강찬수 기자
문재인 정부, 보 허물겠다고 했지만 실질적 변화 없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지난 2023년 5월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강 등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물그릇'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70곳에 이르는 취수장·양수장의 취수구 위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를 헐거나 수문을 열어 수위가 낮아지면 취수구가 물 밖으로 드러나 취수를 할 수 없는 곳이 70곳에 이른다는 얘기다.
당시 환경부의 '4대강 취·양수장 시설개선 사업 진행 상황' 자료에 따르면, 4대강 16개 보에서 취·양수장 취수구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곳은 한강 7곳, 낙동강 52곳, 금강 1곳, 영산강 10곳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취수구 개선에는 4194억3500만 원 필요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2023년 환경부 자료
문재인 정부는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허물겠다는 얘기만 꺼냈을 뿐 말 잔치로 끝냈다. 보 해체를 추진할 의지도 없었고, 이를 진행할 후속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결과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보 철거를 위해서는 취수구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했지만, 이마저도 진척이 없었다. 보를 철거하지 않더라도 어도만 개선하면 수문을 여닫을 수 있는데 그 마저도 준비를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 대책은 2017년보다 후퇴
윤석열 정권은 2023년 4월 4일 가뭄 대책으로 '댐-보-하굿둑 과학적 연계 운영 본격화'라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디지털 트윈이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화려한 표현은 있었지만, 보 수문 개방을 위해 어도나 취구수 개선은 언급이 없었다. 2017년에 내놓은 대책보다 허술했다. 6년 전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환경부는 2025년 5월 27일에 발표한 녹조 대책에서 녹조 발생 시 댐·하굿둑 방류, 보 수위 조정 등을 통해 녹조를 저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지만, 댐·보 방류 결정에 걸렸던 기간을 기존 6일에서 3일로 단축해 대응하갰다는 것 뿐이었다.
문재인 정권에서 취수구 개선 계획을 수립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행 의지가 없었다. 2024년에는 관련 예산을 전면 삭감했고, 2025년에 들어서 일부 재개됐다.
지난달 환경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혜경(진보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낙동강에서 개선해야 할 취수구 52개 가운데 현재 공사에 들어가서 내년 중에 완공될 예정인 것은 창녕함안보의 중적포, 대부, 외삼학 양수장 3곳이다. 또 내년에 공사에 들어갈 곳은 강정고령보 가죽정 양수장, 합천창녕보 자모1, 자모2 양수장, 창녕함안보 현창, 성당 양수장 등 5곳이다.
하지만 1년에 3~5곳씩 취수구를 개선하는 정도라면, 낙동강 취양수장 취수구 전체 개선에는 10년은 족히 걸린다는 얘기다.
새 정권에서 5년을 더 기다려야 하나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 결과가 이리 될 줄 알면서도 강행했다. 잘못된 개발(misdevelopment)을 지나서, 목적도 없이 국토에 상처를 내는 개발을 위한 개발, 생태학적 반달리즘(ecological valdalism)이었다.
시민들은 10년을 넘게 기다렸다. 그런데 다시 또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4대강 재자연화와 수질개선'을 환경 분야 제1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 정부에서는 4대강 재자연화에 당장 나서는 게 아니고 5년에 걸쳐 향후 4대강 복원 로드맵을 작성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5년은 더 기다려야 복원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정권에게 책임을 미루겠다는 심산일 수도 있다. 어쩌면 문재인 정권이 보인 행태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시민들이 언제 쯤 녹조 없는 흐르는 강을 볼 수 있을까. 시민들은 더는 녹조가 창궐하는 강을 바라볼 수 없다. 너무 많이 기다렸다.
이재명 정권은 당장 답해야 한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4대강 복원 일정을 내놓고, 3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을 또다시 기만하는 것이 될 것이다. 4대강에 관해서는 이전 정권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