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속가능발전 모범국이 됐을 수도...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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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5일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관하는 세계 환경의 날 기념 행사가 제주도에서 열렸다. 새 정부 출범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중요한 행사임에는 분명하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종식)이다.


28년 전인 1997년 김영삼 정부 때도 UNEP 주관 세계 환경의 날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그땐 주제가 '지속가능한 개발'이었다. 지금이야 다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표현하지만, 그땐 그렇게 표현했다.
28년 전 그때 내가 중앙일보에 쓴 기사가 있다. 지금 보면 여러 가지 부족한 게 많지만, 그대로 옮겨 본다.

28년 전 기사를 쓸 때는 대한민국이 지속가능 발전에 노력한다면 세계의 모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997년 6월 9일자 중앙일보>

세계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행사... UNEP 주관 기념식도

제25회 세계환경의 날(5일)을 맞아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환경주간' 중 전국에서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1백40여 개의 각종 행사가 펼쳐졌다. 여기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관한 기념식도 포함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환경주간 행사를 통해 집중 논의된 내용을 되짚어 본다. [편집자]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논의= 이번 환경주간 행사 전반을 통해 가장 많이 언급된 용어는 바로 '지속가능한 개발'. 올해가 스웨덴 스톡홀름 인간환경회의 25주년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이 처음 제시된지 꼭 10년 되는 해이기 때문.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은 스웨덴 총리의 이름을 따 '브루틀란트 보고서'로 더 유명한 지난 87년 유엔환경개발위원회(WECD)의 보고서'우리 공동의 미래'에서 처음 제시됐다.

이는 환경이 지탱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미래 세대의 복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경제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즉 환경과 개발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5일 기념식에서 채택된 '환경윤리에 관한 서울선언문'에서도 “환경과 개발에 관련된 모든 정책은 온 생명체계의 온전성이 유지되도록 수립하고 집행돼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원칙도 제시됐다. 서울대 김정욱(金丁.환경대학원) 교수는 국제환경언론인대회 주제발표를 통해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위해서는 경제적 효율성만 따지는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며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석탄.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아끼고 태양력등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일 발표된 '서울의제 21'에서는 물.대기.교통 등 분야별로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서울시.시민.기업의 약속이 담겨져 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실천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은 전세계 국가들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가능한 개발로 나아가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다우즈웰 UNEP 사무총장은 5일 오전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한국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과학기술과 정치적인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우즈웰 총장은 선진국의 환경친화적 생산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는 데 있어 한국이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 “한국이 지구환경문제 해결에 있어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제환경언론인회의에 참석한 만스 론로스 스웨덴 환경차관은 “한국이 지속가능한 개발 추구에 있어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부존자원의 부족, 좁은 국토, 높은 인구밀도 등 경제개발의 애로 요인이 많은 한국이 지속가능한 개발에 앞장 설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반면 교육수준이 높고 동일한 민족.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이 사회변화를 비교적 쉽게 이뤄낼 수 있다는 점도 한국만이 가진 장점이다.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지구환경문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인도 역시 지속가능한 개발이 시급하지만 사회 전반의 대전환이 뒤따르는'실험'을 행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거대하고 이질성을 갖고 있다는 것. 


6일 중앙일보가 후원하고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이 주최한 '제5차 아태 환경개발의원회의'에서는 선진국이 보유한 환경친화적 기술의 이전문제가 중점적으로 거론됐다.

유엔대표부 정래권(鄭來權)참사관은“선진국 환경기술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는데 필요한 선진국 공공부문이 보유한 환경기술을 파악하는 데 15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이달 하순 뉴욕 환경특별총회에서 제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경원대 곽일천(郭一天)교수는 “선진국의 기술이전에는 인적자원과 교육등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백개가 넘는 행사가 개최됐지만 이번 환경주간 행사를 통해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등 국내'전문'환경단체들이 주관한 행사는 손꼽을 정도에 불과해 일반시민들에게는 폭넓게 논의가 확산되지 못했다.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金正洙)연구원은“행사준비과정에서 일회성 행사에만 너무 치우쳐 민간단체들이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들 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면 올림픽공원 행사가 환경전시회와는 무관한 물품의 판매장소로 전락하는 일만은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강찬수 기자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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