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나무 밀도. 100 km2를 하나의 격자로 해서 그 안에 자란 나무의 전체 그루 수를 나타낸 것이다.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2023]
기후변화 등 급격한 환경변화로 전 세계 나무 종(種)의 절반 이상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보르네오, 서아프리카 해안, 볼리비아·브라질의 일부 지역 등 일부 열대지역은 나무 종들의 위기가 집중된 핫스팟(hot spot)으로 지목됐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과 미국 코네티컷 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나무 가운데 3만2090종을 대상으로 지난 20년 동안 6가지 인위적 위협의 노출을 평가한 결과, 54.2%에 해당하는 1만7393종이 증가하는 위협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만7393종이 인위적 위협에 노출
6가지 위협에 각각 노출된 나무의 종 수. [자료:Nature Communications, 2023]
연구팀은 "단일 줄기가 최소 2미터 높이까지 자라는 목본 식물, 또는 다중 줄기인 경우 가슴 높이 직경이 5센티미터 이상인 수직 줄기가 하나 이상인 목본 식물"이라는 정의에 따라 4만1835종(전 세계 모든 나무 종의 72.2%)을 골라냈고, 이 가운데 3만2090종에 대해서 최근에 변화된 위협 노출 비율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나무 분포를 1㎢ 해상도(적도 지역 기준)로 분석했으며, 2000년과 2020년을 중심으로 시간에 따른 분포 변화율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이 변화율을 나무에 가해지는 6가지 주요 위협과 연결했다.
연구팀이 선별한 나무에 대한 6가지 주요 위협은 ①농경지 확장 ②나무 피복(덮임) 감소 ③도시 확장 ④삼림 벌채 ⑤산불 ⑥기후변화 등이다.
분석 결과, 나무 피복은 분석한 종 전체의 중앙값 기준으로 연간 1.86%씩 줄었고, 가장 심한 종은 피복이 연간 6.67%씩 감소했다.
상위 5%(95번째 분위수)에 해당하는 종은 피복이 연간 3.55% 이상 줄었다.
벌채로 매년 5%씩 줄어드는 나무도
나무의 위협이 집중되는 핫스팟.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2023]
삼림 벌채로 인해 나무 종들은 중앙값 기준으로 연간 0.41%씩 서식 범위가 줄었고, 상위 5%에 해당하는 종은 매년 1.85% 이상 감소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무의 피복이 50%가 넘던 격자 셀에서 모든 나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경우를 삼림벌채라고 정의했다.
호주 서부의 자생종인 유칼립투스 레디미쿨리페라(Eucalyptus redimiculifera)라는 나무는 산림벌채로 매년 5%씩 줄어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속에는 700종 이상의 나무가 있고,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종은 유칼립투스 글로불루스(Eucalyptus globulus)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동안) 피복이 50% 이상 줄어든 나무가 2293종, 삼림 벌채로 종 범위가 50% 이상 줄어든 나무가 549종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농경지 확장의 영향으로 서식 범위 감소율은 중앙값이 연간 0.95%(최대값 2.51%), 도시확장으로 인한 감소는 중앙값이 연간 0.8%(최대값이 1.48%)로 나타났다.
산불 피해는 전 세계 평균값이 연간 0%(최대 2.88%)였지만, 르완다·탄자니아·잠비아가 원산지인 피로스트리아 로불라타(Pyrostria lobulata)라는 종은 산불 탓에 매년 2.88%씩 서식 범위가 줄었다.
기후변화 위협 받는 종은 1만1645종
기후변화에 대한 노출은 다른 방식으로 계산했다.
나무 종의 67.6%가 연간 최저기온 증가를 경험했고, 연간 최대기온 상승을 경험하는 나무 종은 59.8%에 이르렀다.
증기압 부족을 경험한 나무 종도 74.6%에 이르렀다.
강수량의 연간 증가를 경험한 나무 종은 23%, 강수량의 감소를 경험한 종도 28.5%였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의 위협을 받는 종은 모두 1만1645종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가 주로 기온 상승과 가뭄을 통해 나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후 변화가 나무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분류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적도 곳곳 5~6가지 위협 받는 '핫스팟'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1만7393종을 심각한 위협, 갈수록 심해지는 위협을 겪고 있는 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중 22.3%는 6가지 위협 중 하나 이상에 크게 노출됐다.
동남아에 자생하는 글루타 캄보디아나(Gluta cambodiana) 등 3종은 6가지 위협 중에 5가지 위협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보르네오, 서아프리카 해안, 그리고 볼리비아·브라질의 소규모 지역은 가까운 범위 내에서 5~6가지 위협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적도 지역이 나무 위기의 핫스팟이 된 것은 다양한 나무 종이 존재하지만, 좁은 지역에만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협의 수렴' 현상 탓에 멸종위기로
6가지 인위적 위협이 동시에 나타나는 지역들. 범례의 숫자는 해당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위협 숫자.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 2023]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나무가 직면한 위협이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1만7393종이 주요 위협이나 증가하는 위협에 노출되고 있고, 이로 인해 멸종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 종 가운데 8.7%만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Red List)에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등재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기존의 IUCN 적색 목록에서 ‘데이터 부족’이라고 분류한 종의 57.8%, ‘평가되지 않은 종’의 58.4%가 이번 연구에서 재평가 우선 순위로 분류됐다”고 서술했다.
이는 IUCN이 ‘데이터 부족’이나 ‘미평가’ 그룹으로 분류한 것 가운데 많은 종이 실제로 인위적 압력으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현재 IUCN 적색목록에서 나타내는 종의 상태가 위협에 대한 노출 변화를 적절하게 포착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1만7000여 종의 나무가 지구적 변화 스트레스 요인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양한 위협이 합쳐지고, 이들 위협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기도 해 많은 종들이 현재 IUCN 적색 목록에 표시된 단계보다 더 높은 멸종 위험에 처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인위적 위협이 한 데 집결되는 ‘위협의 수렴’이 갈수록 더 나무를 멸종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참고문헌
Boonman, et al., 2023. More than 17,000 tree species are at risk from rapid global change. Nature Communications. https://doi.org/10.1038/s41467-023-44321-9
관련기사
강찬수. "전세계 나무 종 30% 멸종 위기…인간을 나무라야 한다“ [뉴스원샷] . 중앙일보 2021년 9월 11일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6216
전 세계 나무 밀도. 100 km2를 하나의 격자로 해서 그 안에 자란 나무의 전체 그루 수를 나타낸 것이다.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2023]
기후변화 등 급격한 환경변화로 전 세계 나무 종(種)의 절반 이상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보르네오, 서아프리카 해안, 볼리비아·브라질의 일부 지역 등 일부 열대지역은 나무 종들의 위기가 집중된 핫스팟(hot spot)으로 지목됐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과 미국 코네티컷 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나무 가운데 3만2090종을 대상으로 지난 20년 동안 6가지 인위적 위협의 노출을 평가한 결과, 54.2%에 해당하는 1만7393종이 증가하는 위협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만7393종이 인위적 위협에 노출
6가지 위협에 각각 노출된 나무의 종 수. [자료:Nature Communications, 2023]
연구팀은 "단일 줄기가 최소 2미터 높이까지 자라는 목본 식물, 또는 다중 줄기인 경우 가슴 높이 직경이 5센티미터 이상인 수직 줄기가 하나 이상인 목본 식물"이라는 정의에 따라 4만1835종(전 세계 모든 나무 종의 72.2%)을 골라냈고, 이 가운데 3만2090종에 대해서 최근에 변화된 위협 노출 비율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나무 분포를 1㎢ 해상도(적도 지역 기준)로 분석했으며, 2000년과 2020년을 중심으로 시간에 따른 분포 변화율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이 변화율을 나무에 가해지는 6가지 주요 위협과 연결했다.
연구팀이 선별한 나무에 대한 6가지 주요 위협은 ①농경지 확장 ②나무 피복(덮임) 감소 ③도시 확장 ④삼림 벌채 ⑤산불 ⑥기후변화 등이다.
분석 결과, 나무 피복은 분석한 종 전체의 중앙값 기준으로 연간 1.86%씩 줄었고, 가장 심한 종은 피복이 연간 6.67%씩 감소했다.
상위 5%(95번째 분위수)에 해당하는 종은 피복이 연간 3.55% 이상 줄었다.
벌채로 매년 5%씩 줄어드는 나무도
나무의 위협이 집중되는 핫스팟.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2023]
삼림 벌채로 인해 나무 종들은 중앙값 기준으로 연간 0.41%씩 서식 범위가 줄었고, 상위 5%에 해당하는 종은 매년 1.85% 이상 감소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무의 피복이 50%가 넘던 격자 셀에서 모든 나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경우를 삼림벌채라고 정의했다.
호주 서부의 자생종인 유칼립투스 레디미쿨리페라(Eucalyptus redimiculifera)라는 나무는 산림벌채로 매년 5%씩 줄어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속에는 700종 이상의 나무가 있고,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종은 유칼립투스 글로불루스(Eucalyptus globulus)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동안) 피복이 50% 이상 줄어든 나무가 2293종, 삼림 벌채로 종 범위가 50% 이상 줄어든 나무가 549종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농경지 확장의 영향으로 서식 범위 감소율은 중앙값이 연간 0.95%(최대값 2.51%), 도시확장으로 인한 감소는 중앙값이 연간 0.8%(최대값이 1.48%)로 나타났다.
산불 피해는 전 세계 평균값이 연간 0%(최대 2.88%)였지만, 르완다·탄자니아·잠비아가 원산지인 피로스트리아 로불라타(Pyrostria lobulata)라는 종은 산불 탓에 매년 2.88%씩 서식 범위가 줄었다.
기후변화 위협 받는 종은 1만1645종
기후변화에 대한 노출은 다른 방식으로 계산했다.
나무 종의 67.6%가 연간 최저기온 증가를 경험했고, 연간 최대기온 상승을 경험하는 나무 종은 59.8%에 이르렀다.
증기압 부족을 경험한 나무 종도 74.6%에 이르렀다.
강수량의 연간 증가를 경험한 나무 종은 23%, 강수량의 감소를 경험한 종도 28.5%였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의 위협을 받는 종은 모두 1만1645종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가 주로 기온 상승과 가뭄을 통해 나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후 변화가 나무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분류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적도 곳곳 5~6가지 위협 받는 '핫스팟'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1만7393종을 심각한 위협, 갈수록 심해지는 위협을 겪고 있는 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중 22.3%는 6가지 위협 중 하나 이상에 크게 노출됐다.
동남아에 자생하는 글루타 캄보디아나(Gluta cambodiana) 등 3종은 6가지 위협 중에 5가지 위협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보르네오, 서아프리카 해안, 그리고 볼리비아·브라질의 소규모 지역은 가까운 범위 내에서 5~6가지 위협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적도 지역이 나무 위기의 핫스팟이 된 것은 다양한 나무 종이 존재하지만, 좁은 지역에만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협의 수렴' 현상 탓에 멸종위기로
6가지 인위적 위협이 동시에 나타나는 지역들. 범례의 숫자는 해당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위협 숫자.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 2023]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나무가 직면한 위협이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1만7393종이 주요 위협이나 증가하는 위협에 노출되고 있고, 이로 인해 멸종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 종 가운데 8.7%만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Red List)에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등재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기존의 IUCN 적색 목록에서 ‘데이터 부족’이라고 분류한 종의 57.8%, ‘평가되지 않은 종’의 58.4%가 이번 연구에서 재평가 우선 순위로 분류됐다”고 서술했다.
이는 IUCN이 ‘데이터 부족’이나 ‘미평가’ 그룹으로 분류한 것 가운데 많은 종이 실제로 인위적 압력으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현재 IUCN 적색목록에서 나타내는 종의 상태가 위협에 대한 노출 변화를 적절하게 포착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1만7000여 종의 나무가 지구적 변화 스트레스 요인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양한 위협이 합쳐지고, 이들 위협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기도 해 많은 종들이 현재 IUCN 적색 목록에 표시된 단계보다 더 높은 멸종 위험에 처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인위적 위협이 한 데 집결되는 ‘위협의 수렴’이 갈수록 더 나무를 멸종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참고문헌
Boonman, et al., 2023. More than 17,000 tree species are at risk from rapid global change. Nature Communications. https://doi.org/10.1038/s41467-023-44321-9
관련기사
강찬수. "전세계 나무 종 30% 멸종 위기…인간을 나무라야 한다“ [뉴스원샷] . 중앙일보 2021년 9월 11일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6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