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2060년의 예상 경제적 손실(부가가치 손실로 표시)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건강손실과 노동생산성 손실, 간접 손실을 더한 것이 총 손실이다. [자료=Nature, 2024]
중국 칭화대 연구팀 ‘네이처’ 논문
온실가스 안 줄이는 시나리오 적용
다른 기후변화 피해는 포함 안 돼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오는 2060년에는 폭염으로 인한 전 세계 경제 손실이 24조7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올해 한국 정부 예산의 5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는 열스트레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만 따진 것이고, 폭우·가뭄·태풍 등의 다른 기후변화 영향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을 기후 변화에 대응해 회복력을 갖추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 칭화대 글로벌 변화연구소와 미국·영국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후 변화가 지금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60년에는 열 스트레스(폭염)으로 인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9%에 해당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대입해 분석
연구팀은 전 세계 141개 지역, 65개 업종에 걸쳐서 2060년까지 열 스트레스가 사회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대표 농도 경로(RCP)와 공통 사회경제 경로(SSP)를 결합한 세 가지 시나리오, 즉 SSP 585와 SSP 245, SSP 119에 대해 분석했다.
시나리오 SSP 585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없이 무제한적으로 성장하는 세계를 나타낸다. SSP 245는 어느 정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이행하는 시나리오다. SSP 119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감축하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다.
연구팀은 이들 시나리오를 14개 지구 기후 모델(GCM)에 적용하고, 여기서 나온 값들의 평균치로 미래의 일일 온도와 습도로 간주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손실(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 노동생산성 손실(온도·습도 상승으로 인한 일일 노동생산성 감소), 간접 손실(공급망의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정체)을 계산했다.
공급망 손실이 주요 원인으로 등장

세 가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2040년, 2050년, 2060년의 예상 경제적 손실(부가가치 손실로 표시). 건강손실과 노동생산성 손실, 간접 손실을 더한 것이 총 손실이다. [자료=Nature, 2024]
연구팀 분석 결과,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는 SSP 119 시나리오에서도 전 세계 평균 폭염 일수는 2022년에 비해 24% 증가하고 연평균 폭염 사망자 수는 약 59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SSP 119에서는 2040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0.9%로 나타났다. 건강 손실이 0.5%, 노동 생산성 손실이 0.3%, 간접 손실이 0.1%였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2060년 전 세계 GDP 손실은 0.8%(2020년 불변가격으로 약 미화 3조7500억 달러에 해당)으로 소폭 감소하게 된다. 기후는 안정한 상태가 되고, 적응력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건강 손실이 0.4%, 노동 생산성 손실 0.3%, 간접 손실 0.1%였다.
고배출·고성장 발전 경로인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연간 폭염 일수가 2022년에 비해 104% 더 높아지고 폭염으로 인한 세계 평균 연간 사망자 수는 약 112만명으로 증가한다. 2060년 GDP 손실은 3.9%(건강 손실 1.6%, 노동손실 0.8%, 간접 손실 1.5%)에 이르며, 가치는 약 미화 24조7000억 달러(3경 3246조 2000억 원)가 된다.
연구팀은 “세계 경제 손실은 간접 손실 증가로 인해 시간과 열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비선형 증가 추세를 보인다”며 “SSP 585 시나리오의 경우 총 손실은 2040년 GDP의 1.5%에서 2050년 GDP의 2.5%, 2060년 GDP의 3.9%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글로벌 GDP 손실, 즉 간접 손실의 비율은 2030년 0.1%, 2040년 0.3%, 2050년 0.7%, 2060년 1.5%로 지수형 성장 패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열 스트레스 정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간접 손실의 비중은 뻐르게 늘어난다.
경제 피해는 지역적 다르게 나타나
열 스트레스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전 세계적으로 골고루 나타나지는 않는다.
SSP 119 시나리오에서 건강 손실은 중남부 아프리카와 동유럽에서 가장 심각하다. 노동 생산성 손실은 서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포함한 저위도 지역에, 간접 손실은 중앙아메리카와 동아시아에 집중된다. 총 손실은 중앙 및 남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다.
급속한 성장을 추구하는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지속적이고 심각한 열 스트레스가 지역 규모를 넘어 글로벌 가치 사슬(GVC)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피해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중국의 간접적 경제 손실은 SSP 119에서 0.4%였지만 SSP 585에서는 GDP의 2.7%로 급등한다. SSP 585에서 한국도 2060년에 이르면 간접 손실이 뚜렷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열 스트레스가 낮아 직접 손실이 적을 때에는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 지역으로 제한되지만, 열 스트레스가 커지고 직접 손실이 심각해지면 영향이 전 세계적 공급망에 미치고 간접 손실에 초래하는 파급 효과도 더 확대된다.
연구팀은 “고위도 선진국은 SSP 119에서 에어컨과 같은 적응 전략을 통해 대부분의 잠재적 손실을 완화할 수 있지만, SSP 585에서는 글로벌 가치 사슬의 공급 또는 수요 감소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햇빛 노출되는 1차산업 피해 크다
열 스트레스로 인한 경제 손실은 업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농작물 재배, 건설, 광업 부문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1차 산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영향이 크다.
건설, 농업 등 노동자가 햇빛에 직접 노출되어야 하는 분야는 SSP 119 시나리오에 따라 2040년에 부가가치(VA)가 1.9% 줄어든다. 2060년에는 소득 증가와 안정적인 기후로 인해 낮은 노동 생산성과 건강 손실에 따른 VA 손실이 0.3%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높은 온난화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건설, 농업 분야 VA 손실이 2040년에 3.9%로 증가하고 2060년에는 8.1%로 치솟게 된다.
실내 제조 산업 역시 경제적 손실을 피하기는 어렵다. SSP 585에서 2060년에 6.0~7.4%의 VA 손실을 겪을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실내 제조 및 서비스 산업도 냉방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노동력과 경제 발전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비금속 제품과 철금속은 업스트림(공급)과 다운스트림(수요)에서 동시에 공급망 충격을 받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SSP 5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060년 극심한 여름 더위 스트레스로 인해 광업 및 건설 산업이 점점 더 자주 폐쇄되면서 인도의 철금속 산업은 VA 손실이 5.0%에 이를 전망인데, 그 중 70% 이상은 간접 손실 때문이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SSP 119에서는 손실이 크지 않지만 SSP 245 및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손실이 급격히 증가한다.
연구팀은 “열 스트레스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심각해지면 국가 적응 전략이나 무역 흐름이 더 이상 생산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 손실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회복력 동시 추구 필요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열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전파돼 여러 국가 혹은 여러 부문에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연구팀 분석 결과, 심한 폭염은 인도의 농업 및 식품 제조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미국 식품 제조 산업에서 VA의 0.9~2.3%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리 떨어진 나라의 기후 피해가 ‘강 건너 불 구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열 스트레스 위험은 공급망 혼란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비선형적인 경제적 손실을 초래함으로써 증폭된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글로벌 공급망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이 기술 이전을 통해 인도의 기후 적응 노력을 지원한다면 미국의 간접 손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국가 간 경제적 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지면서 간접 손실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한국·일본은 중국·인도·베트남 등 신흥 시장과 더욱 긴밀한 무역 관계를 발전시켰는데, 이러한 무역 관계 변화를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망 위험, 즉 간접 손실 평가에 적용할 경우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래에는 글로벌 공급망 조직이 효율성에만 중점을 두는 것에서 효율성과 회복력을 동등하게 강조하는 조직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 공동의 글로벌 전략은 열 스트레스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로부터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직접 보호할 뿐만 아니라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2060년의 예상 경제적 손실(부가가치 손실로 표시)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건강손실과 노동생산성 손실, 간접 손실을 더한 것이 총 손실이다. [자료=Nature, 2024]
중국 칭화대 연구팀 ‘네이처’ 논문
온실가스 안 줄이는 시나리오 적용
다른 기후변화 피해는 포함 안 돼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오는 2060년에는 폭염으로 인한 전 세계 경제 손실이 24조7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올해 한국 정부 예산의 5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는 열스트레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만 따진 것이고, 폭우·가뭄·태풍 등의 다른 기후변화 영향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을 기후 변화에 대응해 회복력을 갖추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 칭화대 글로벌 변화연구소와 미국·영국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후 변화가 지금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60년에는 열 스트레스(폭염)으로 인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9%에 해당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대입해 분석
연구팀은 전 세계 141개 지역, 65개 업종에 걸쳐서 2060년까지 열 스트레스가 사회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대표 농도 경로(RCP)와 공통 사회경제 경로(SSP)를 결합한 세 가지 시나리오, 즉 SSP 585와 SSP 245, SSP 119에 대해 분석했다.
시나리오 SSP 585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없이 무제한적으로 성장하는 세계를 나타낸다. SSP 245는 어느 정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이행하는 시나리오다. SSP 119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감축하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다.
연구팀은 이들 시나리오를 14개 지구 기후 모델(GCM)에 적용하고, 여기서 나온 값들의 평균치로 미래의 일일 온도와 습도로 간주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손실(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 노동생산성 손실(온도·습도 상승으로 인한 일일 노동생산성 감소), 간접 손실(공급망의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정체)을 계산했다.
공급망 손실이 주요 원인으로 등장
세 가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2040년, 2050년, 2060년의 예상 경제적 손실(부가가치 손실로 표시). 건강손실과 노동생산성 손실, 간접 손실을 더한 것이 총 손실이다. [자료=Nature, 2024]
연구팀 분석 결과,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는 SSP 119 시나리오에서도 전 세계 평균 폭염 일수는 2022년에 비해 24% 증가하고 연평균 폭염 사망자 수는 약 59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SSP 119에서는 2040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0.9%로 나타났다. 건강 손실이 0.5%, 노동 생산성 손실이 0.3%, 간접 손실이 0.1%였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2060년 전 세계 GDP 손실은 0.8%(2020년 불변가격으로 약 미화 3조7500억 달러에 해당)으로 소폭 감소하게 된다. 기후는 안정한 상태가 되고, 적응력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건강 손실이 0.4%, 노동 생산성 손실 0.3%, 간접 손실 0.1%였다.
고배출·고성장 발전 경로인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연간 폭염 일수가 2022년에 비해 104% 더 높아지고 폭염으로 인한 세계 평균 연간 사망자 수는 약 112만명으로 증가한다. 2060년 GDP 손실은 3.9%(건강 손실 1.6%, 노동손실 0.8%, 간접 손실 1.5%)에 이르며, 가치는 약 미화 24조7000억 달러(3경 3246조 2000억 원)가 된다.
연구팀은 “세계 경제 손실은 간접 손실 증가로 인해 시간과 열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비선형 증가 추세를 보인다”며 “SSP 585 시나리오의 경우 총 손실은 2040년 GDP의 1.5%에서 2050년 GDP의 2.5%, 2060년 GDP의 3.9%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글로벌 GDP 손실, 즉 간접 손실의 비율은 2030년 0.1%, 2040년 0.3%, 2050년 0.7%, 2060년 1.5%로 지수형 성장 패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열 스트레스 정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간접 손실의 비중은 뻐르게 늘어난다.
경제 피해는 지역적 다르게 나타나
열 스트레스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전 세계적으로 골고루 나타나지는 않는다.
SSP 119 시나리오에서 건강 손실은 중남부 아프리카와 동유럽에서 가장 심각하다. 노동 생산성 손실은 서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포함한 저위도 지역에, 간접 손실은 중앙아메리카와 동아시아에 집중된다. 총 손실은 중앙 및 남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다.
급속한 성장을 추구하는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지속적이고 심각한 열 스트레스가 지역 규모를 넘어 글로벌 가치 사슬(GVC)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피해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중국의 간접적 경제 손실은 SSP 119에서 0.4%였지만 SSP 585에서는 GDP의 2.7%로 급등한다. SSP 585에서 한국도 2060년에 이르면 간접 손실이 뚜렷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열 스트레스가 낮아 직접 손실이 적을 때에는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 지역으로 제한되지만, 열 스트레스가 커지고 직접 손실이 심각해지면 영향이 전 세계적 공급망에 미치고 간접 손실에 초래하는 파급 효과도 더 확대된다.
연구팀은 “고위도 선진국은 SSP 119에서 에어컨과 같은 적응 전략을 통해 대부분의 잠재적 손실을 완화할 수 있지만, SSP 585에서는 글로벌 가치 사슬의 공급 또는 수요 감소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햇빛 노출되는 1차산업 피해 크다
열 스트레스로 인한 경제 손실은 업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농작물 재배, 건설, 광업 부문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1차 산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영향이 크다.
건설, 농업 등 노동자가 햇빛에 직접 노출되어야 하는 분야는 SSP 119 시나리오에 따라 2040년에 부가가치(VA)가 1.9% 줄어든다. 2060년에는 소득 증가와 안정적인 기후로 인해 낮은 노동 생산성과 건강 손실에 따른 VA 손실이 0.3%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높은 온난화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건설, 농업 분야 VA 손실이 2040년에 3.9%로 증가하고 2060년에는 8.1%로 치솟게 된다.
실내 제조 산업 역시 경제적 손실을 피하기는 어렵다. SSP 585에서 2060년에 6.0~7.4%의 VA 손실을 겪을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실내 제조 및 서비스 산업도 냉방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노동력과 경제 발전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비금속 제품과 철금속은 업스트림(공급)과 다운스트림(수요)에서 동시에 공급망 충격을 받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SSP 5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060년 극심한 여름 더위 스트레스로 인해 광업 및 건설 산업이 점점 더 자주 폐쇄되면서 인도의 철금속 산업은 VA 손실이 5.0%에 이를 전망인데, 그 중 70% 이상은 간접 손실 때문이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SSP 119에서는 손실이 크지 않지만 SSP 245 및 SSP 585 시나리오에서는 손실이 급격히 증가한다.
연구팀은 “열 스트레스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심각해지면 국가 적응 전략이나 무역 흐름이 더 이상 생산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 손실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회복력 동시 추구 필요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열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전파돼 여러 국가 혹은 여러 부문에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연구팀 분석 결과, 심한 폭염은 인도의 농업 및 식품 제조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미국 식품 제조 산업에서 VA의 0.9~2.3%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리 떨어진 나라의 기후 피해가 ‘강 건너 불 구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열 스트레스 위험은 공급망 혼란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비선형적인 경제적 손실을 초래함으로써 증폭된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글로벌 공급망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이 기술 이전을 통해 인도의 기후 적응 노력을 지원한다면 미국의 간접 손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국가 간 경제적 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지면서 간접 손실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한국·일본은 중국·인도·베트남 등 신흥 시장과 더욱 긴밀한 무역 관계를 발전시켰는데, 이러한 무역 관계 변화를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망 위험, 즉 간접 손실 평가에 적용할 경우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래에는 글로벌 공급망 조직이 효율성에만 중점을 두는 것에서 효율성과 회복력을 동등하게 강조하는 조직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 공동의 글로벌 전략은 열 스트레스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로부터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직접 보호할 뿐만 아니라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