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인류, 기후 위기로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 중"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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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한 엄청난 고통이 이미 닥쳤고, 이제 우리 인류는 안전하고 공정한 지구 시스템 경계를 넘어 안정성과 생명 유지 시스템을 위태롭게 하기에 이르렀다.”

 

목까지 차오른 기후 위기를 맞아 과학자들이 시급한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권고를 내놓았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최근 '바이오사언스(BioScience)' 국제 저널에 “2023년 기후 현황 보고서: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주 저자는 미국 오레곤주립대학교 산림대학의 저명한 교수인 윌리엄 리플이며, 미국과 전 세계 과학자 10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보고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앞 부분은 전 세계가 맞고 있는 기후 위기의 모습을 요약해 전달하고 있다.

보고서 뒷 부분에서 저자들은 전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강하게 권고했다.

 

35개 신호 가운데 20개가 극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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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의 배출량 추세 (자료: BioScience, 2023)


우선 과학자들은 인류의 활동과 지구 생태계의 상황을 나타내는 항목들, 즉 35개 행성 생명 신호(Vital Signal)을 분석한 결과, 그중 20개가 기록적인 극한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인류 활동이 많은 부분에서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간 석탄 소비량은 2022년에 거의 사상 최고치인 161.5 엑사줄(exajoules, 10의 18승 줄)에 도달했다.

전 세계 숲 손실률은 2021~2022년 사이 9.7% 감소했지만, 올해 2023년 캐나다 산불로 인해 1기가톤(Gt, 10억 톤)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됐다. 이는 캐나다의 2021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인 0.67Gt보다 많은 수치다.


2023년에는 지난 9월 12일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상 높은 날이 이미 38일이나 됐다.

역대 최고 평균 지구 표면 온도는 지난 7월에 기록되었는데, 이는 지난 10만 년 동안 지구 표면 온도 중 가장 높았다고 추정되고 있다.

 

"모든 나라 공평한 에너지 소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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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동물 종다양성의 변화. (1970년을 1로 했을 때의 비율) (자료; BioScience, 2023) 


이처럼 기후 위기로 치닫고 있음이 확인되자 과학자들의 분야별로 권고를 내놓았다.


우선, 전통적으로 추구하는 경제 성장으로는 사회적, 기후적, 생물 다양성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기술 발전과 효율성 개선은 어느 효과는 있겠지만, 경제 활동의 전반에서 생태 발자국을 완화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부유층의 과도한 소비 대신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경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가 전 세계 배출량의 48%를 차지한 반면, 하위 50%는 단 12%만 차지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화석 연료와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제거하고, 자연 기반의 기후 해법을 통해 탄소 격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탄소 제거 기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토를 달았다.

 

과학자들은 또 “석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국제 석탄 제거 조약, 더 광범위하게는 화석 연료 비확산 조약의 채택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경제적 정의와 보편적 인류 복지를 달성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1인당 자원과 에너지 소비의 수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모두 균형 있고 공평한 수준의 에너지 및 자원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1만5000명 과학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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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 사태 선포에 서명한 과학자들 명단 일부. (BioScience, 2023)


한편, 리플 교수 등은 지난 2020년 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기후 비상 사태를 선포했고, 현재까지 1만5000명 이상의 과학자가 서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보충자료를 통해 이들 서명한 과학자 명단도 공개했다.

 

아울러 보충자료에는 2022년 기준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도 공개했는데, 한국은 10위로 기록됐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1.6%를 차지했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는 중국으로 전체의 30.4%를 차지했고, 미국 13.6%, 인도 7.3%, 유럽연합 6.9%, 러시아 5.2%, 일본 2.8% 등의 순이었다.


작성: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참고문헌

Ripple, W.J. 등. 2023. The 2023 state of the climate report: Entering uncharted territory. BioScience. 

https://doi.org/10.1093/biosci/biad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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