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국ESG학회 주최 제2회 세계ESG포럼이 제주도에서 열렸습니다.
다음은 토론자로 나서서 제가 발표했던 내용입니다.

사회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는 언론 보도로 알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 카인즈(Big Kinds)’의 기사 검색 기능을 이용, 국내 11개 전국 종합일간지와 8개 경제신문에서 보도한 ESG 기사 건수를 보면 나타난다. ESG 기사는 2018년을 전후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11개 종합일간지를 다 합쳐서 ‘ESG’ 기사가 2016년까지만 해도 한 해에 32건에 불과했는데, 2017년 67건, 2018년 574건으로 늘었다. 다시 2021년에는 7179건, 2022년에는 7328건으로 ‘폭증’했다. 8개 경제지에서 보도한 ‘ESG’ 기사 역시, 2016년 151건에서 2018년 405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1년에는 2만3861건, 2022년에는 2만2317건이나 된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RE100(재생에너지l 100%)’ 등 다른 환경 분야 기사와 비교했을 때도 ‘ESG’ 기사의 급증은 뚜렷이 확인됐다. CSR의 경우 11개 종합일간지에서 지난 2011년 다룬 기사가 309건으로 300건을 넘어선 이래 지난해까지 247~510건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인터넷 뉴스의 강화 등 전체적인 보도 건수가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ESG 보도는 크게 늘어났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6차 종합보고서 발표와 같은 빅 이슈가 있었지만 2021년 571건, 2022년 419건 수준에 머물렀다. ‘RE100’의 경우 2019년 첫 등장한 이래 빠르게 늘기는 했지만 2022년 502건으로 ESG와 비교가 안 된다.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의 경우는 2021년 98건, 지난해 135건이었다.
언론 보도는 사회 변화를 일정하게 반영한다. 언론에서 이처럼 ESG와 관련해 많이 보도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ESG 열풍이 불고 있다는 의미다.
<왜 ESG 열풍인가>
국내 ESG 열풍의 본격적인 시작은 2020년 1월 초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의 발언이었다고 봐야 한다. 그는 “ESG 성과가 나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도 ESG 열풍은 이미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래리 핑크의 발언은 거기에 기름을 끼얹었을 뿐이다.
2018년을 전후해 국내 언론에서 ESG 보도가 늘었다는 것은 기업들부터 ESG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론에 보도되는 ESG 관련 기사들을 보면, 기업들이 ESG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ESG 성과 등 활동 내용을 발표하고,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평가항목에 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ESG가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고,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CEO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는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뒤섞이고 있다. 경쟁 기업과의 싸움에만 집중할 수 없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게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겉으로는 품위를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마치 물밑에서는 열심히 발을 저어 헤엄치면서도 물 위에서는 우아하게 오가는 백조처럼 말이다.
ESG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은 과거보다 소비자의 평판이 중요해지고, 기업 이미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미디어와 함께 SNS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블로거나 유튜버가 여론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앞으로 ESG 평가가 꼼꼼히 이행된다면 ESG를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구분될 수밖에 없다. ESG 평가 자체가 법적인 규제로 진행될 경우 그 결과가 미치는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기업이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이었던 CSR이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면, 이 ESG는 커다란 폭풍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ESG의 열풍, 혹은 ESG 보도의 급증은 언론사 자체가 이 ESG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기도 하다. ESG 평가나 ESG와 관련한 시상 등에서 언론매체의 비즈니스와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IPCC 등 다른 환경 분야 보도와 차이가 나는 이유다.

<ESG 열풍은 언제까지?>
국제사회에서 ESG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 지도자 정상회의라면, 그 바람이 한국 사회에 열풍으로 닥쳐올 때까지 15년 정도 걸린 셈이다. 만일 현재가 ESG 정점이라고 해도, 지금 상황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앞으로 10년 이상은 ESG가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을 것으로 봐야 한다. 쉽게 사라지는 이슈 같으면 이미 사라졌을 수도 있는 기간인데 그 시간을 버티고 여전히 열풍이 분다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기후위기), 플라스틱(미세플라스틱), 생물다양성(팬데믹) 등 여러 이슈가 동시에 영향을 주고 받는 상황, 이른바 “환경 신데믹(Syndemic)”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는 이 ESG 열풍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려 하는 상황에서는 적어도 그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이 주목받을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담보하는 수단으로 ESG는 굳건히 남아있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19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듯이 경기가 가라앉을 경우 ESG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낮아질 수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도 3년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잦아들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소강상태 혹은 소모전이 된다면 ESG의 중요성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SG 열풍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함의는?>
치열하게 경쟁한다고 해서 ‘바닥’까지 박박 긁어갈 정도로 기업을 경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세련되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다. 환경오염 문제로 지탄을 받아서도 안 되고,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도 미리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정도, 바른 길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린 워싱’은 절대 피해야 할 일이다.
이사회가 성평등을 이뤄낼수록 그린 워싱은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기업 이사회가 민주적일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기업의 구조는 그대로 두고, 단기적인 소소한 변화만으로 ESG 성과를 얻어내려 하다가는 실패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나 혹은 징벌적 배상제도 등으로 큰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큰 시야에서 기업 성장·이익과 ESG를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이끌어가는 의지와 안목이 필요하다.
지난 5월 한국ESG학회 주최 제2회 세계ESG포럼이 제주도에서 열렸습니다.
사회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는 언론 보도로 알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 카인즈(Big Kinds)’의 기사 검색 기능을 이용, 국내 11개 전국 종합일간지와 8개 경제신문에서 보도한 ESG 기사 건수를 보면 나타난다. ESG 기사는 2018년을 전후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ESG 열풍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함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