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가 보고서 발표하면 유럽 주식 시장이 ‘출렁’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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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의장이 제6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2023년 7차례 보고서 발표

산업부문별로 주가 다르게 반응

스탁스 유럽 600 지수 분석 결과

“IPCC가 친환경 투자 유도한 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기후 보고서를 발표할 때마다 유럽의 주식 시장이 출렁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IPCC 보고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산업 부문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 뤼네부르크 루파나대학과 덴마크 남부덴마크대학 연구팀은 2018~2023년 IPCC가 7차례 보고서를 발표 시점을 전후로 주식 시장의 반응을 분석했고, 그 내용을 ‘사업 전략과 환경(Business Strategy and The Environment)’이란 국제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8~2023년 사이 ‘스탁스 유럽 600(Stoxx Europe 600)’ 구성 종목을 기반으로 보고서 발표 전후의 비정상 수익률(abnormal returns)을 분석했다.

스탁스 유럽 600은 유럽 17개국에 걸쳐 600개의 대·중·소 시가총액 회사의 성과를 나타내는 주식 시장 지수다. 유럽 지역 자유 유동 시가 총액의 약 90%를 차지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포함된다. 이 지수는 유럽 주식 성과에 대한 벤치마크로 널리 사용된다.

연구팀은 운송과 건설, 유틸리티, 화석 연료, 대체에너지 부문에 대해서만 분석했다.

 

대체에너지 부문 수익률 높아

연구팀 분석 결과, 산업 부문 중에서도 기후에 민감한 부문은 IPCC 보고서 발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전후 10일 동안 누적 평균 비정상 수익률(Cumulative average abnormal returns, CAAR)에서 대체에너지 부문의 경우 26.442%까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건설 부문의 경우 6.416%의 손실을 기록한 때도 있었다.

 

IPCC는 이번 제6차 평가 주기를 통해 3개의 특별보고서와 3개의 실무그룹 보고서를 발표했고, 마지막으로 종합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3개 특별보고서는 ▶지구온난화 1.5도 보고서(2018년 10월 8일) ▶기후변화와 토지 보고서 (2019년 8월 8일) ▶해양 및 빙권 보고서(2019년 9월 25일) 등이다.

3개 실무그룹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평가(제1실무그룹, 20201년 8월 9일) ▶기후변화의 영향, 적응과 취약성 분야 평가(제2실무그룹, 2022년 2월 28일) ▶기후변화 완화(온실가스 감축 등) 분야 평가 (제3실무그룹 2022년 4월 4일) 등이다.

마지막 종합보고서는 2023년 3월 20일에 발표했다.

 

건설 부문 손실 두드러져

연구팀은 “주식시장이 6차 평가 보고서의 모든 발표에 반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018년 10월 발표된 첫 번째 특별보고서(1.5도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1.5도 특별보고서 발표 이후 운송, 유틸리티, 대체에너지 부문에서는 미미한 실적을 보인 반면, 건설 및 화석연료 부문 투자자들은 특별보고서 발표에 대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건설 부문의 경우 발표 전후 각 10일 동안의 장기 분석에서 CAAR이 6.416% 손실로 나타났다.

2019년 8월 8일 기후 변화와 토지에 관한 두 번째 특별보고서가 발표되자 화석연료 및 운송 부문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주식 시장 반응이 관찰됐다.

해양과 빙권에 관한 세 번째 특별보고서 발표(2019년 9월 25일)에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운송 및 건설에 대한 주식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이 뚜렷했던 반면, 유틸리티 부문은 CAAR이 2.306%에 달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공공시설 인프라에 대한 기후 적응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틸리티 부문이 보고서 발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틸리티 부문은 영향 적어

기후 변화의 물리과학 기반에 관한 네 번째 보고서 발표(2021년 8월 9일)로 건설 및 화석 연료 부문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CAAR가 나타난 반면, 운송 및 유틸리티 부문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주식 시장 반응이 나타났다.

영향, 적응 및 취약성에 관한 다섯 번째 보고서 발표(2022년 2월 28일)는 대체 에너지 부문에서 매우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주식 시장 반응이 관찰됐는데, 발표 전후 10일 동안의 장기 CAAR은 26.442%에 이르렀다.

기후 변화 완화에 관한 여섯 번째 보고서 발표(2022년 4월 4일)는 혼합된 패턴이 드러났다. 운송 및 건설 부문에서는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지만, 유틸리티 부분은 주식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종합 보고서 발표(2023년 3월 20일)는 유틸리티 부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CAAR: 2.201%).이 나타난 반면 화석연료에서는 강한 부정적인 반응(-4.919%)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예상과는 달리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주로 긍정적인 결과를, 화석연료 부문에서는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면서 “각 하위 보고서에서 유틸리티 부문 인프라에 대한 기후 적응 계획이 충분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보호를 받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각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인프라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지적하지 않은 탓이란 설명이다.

또, 화석 연료 부문에 대한 일부 긍정적인 주식 시장의 반응은 화석 연료 부문에서 운영되는 일부 에너지 기업이 화석연료 외에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며 대체 에너지원을 소유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대체에너지 부문은 대체로 주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발표된 다섯 번째 하위 보고서에서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부문 내 감축 노력 반영 안 돼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동일한 산업 부문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 등급 포트폴리오보다도 해당 부문이 기후에 민감한지가 주가 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IPCC 보고서 발표가 부문 간의 차별화된 반응은 관찰됐지만, 같은 산업 부문 내에서 온실가스 감축에서 앞서가는 기업에 대해 주식 시장이 특별히 반응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IPCC의 다섯 번째 하위 보고서 발표(2022년 2월 28일)는 예상과 달리 배출등급 점수가 낮은 기업에 대해 주식 시장이 상당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종합보고서 발표 때는 오염이 적은 기업에 대한 투자 선호가 확인됐다.

결국 주식시장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대해서 세밀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IPCC가 발표한 새로운 기후과학 정보에 유럽 주식 시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결과적으로 IPCC 보고서가 투자자들을 친환경 산업의 주식으로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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