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한 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강찬수 기자
세계 각국이 벌여온 법인세 인하 경쟁이 온실가스 배출을 부추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다국적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하한 15%를 적용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일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바닥을 향한’ 글로벌 법인세 인하 경쟁 탓에 탄소 집약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이 조세 피난처 역할을 하고, 그로 인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이 저해된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탄소집약도가 높다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의미다. 에너지 효율이 낮거나 석탄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연료를 사용한 탓이다.
중국 중앙재경대학과 칭화대, 미국 보스턴대학 등의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글로벌 법인세 인하 경쟁 탓에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1억2800만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2016년 전체 배출량(321억 4100만톤)을 고려하면 0.4%가 추가로 배출됐다는 것이다.
세율 낮아지면 CO2 배출 증가
연구팀은 2005~2016년 사이 56개국을 대상으로 법인세 변화와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법인세 세율과 온실가스 배출량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한 국가의 법인세 인하는 해당 국가에 위치한 기업의 순이익을 증가시키고, 더 많은 다국적 기업의 생산 활동을 유치하게 돼 결과적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법인세 경쟁이 기후 협력을 방해하고, 기후 변화 완화 노력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인세 인하 경쟁 효과로 개발도상국의 배출량은 1억1850만톤 증가한 반면 선진국에서는 1000만톤 정도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의 경우 법인세율이 2005년 33%에서 2016년 25%로 낮아졌는데, 이로 인해 더 많은 글로벌 생산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의 산업 생산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이런 법인세율 인하로 인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0.7% 더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선진국인 독일 역시도 법인세율을 2005년 38.3%에서 2016년 29.7%로 낮췄고, 이런 세율 인하 탓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1.8% 추가로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대조적으로, 미국의 경우는 연구 기간 법인세율이 일정하게 유지됐고, 생산량과 배출량은 모두 1.2% 감소했다.
연구팀은 “한 국가의 법인세 감소는 비교 우위를 제공하고 외국 기업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중국으로 흘러간 다국적 기업 생산은 10% 증가한 반면 미국으로의 다국적 생산 이동은 급격히 감소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다만 2005~2016년 글로벌 법인세 경쟁으로 인해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실질소득이 평균(가중평균) 0.0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법인세 인하로 생산 왜곡이 줄고, 글로벌 경제 효율성이 향상되어 실질 소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5% 하한 적용하면 일부 감축 효과
연구팀은 지난 2021년 G20 국가들이 다국적 기업에 대한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을 15%로 제안했다는 점을 반영해 법인세율 15%를 일률적으로 적용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4500만톤(2016년 기준 총 배출량의 0.14%)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설정이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할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는 원래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보다 낮기 때문에 15%를 적용하면 법인세율이 상승, 이들 국가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배출량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CO2 배출량이 0.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율 조정으로 CO2 배출량이 0.07% 줄어들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에 비해 유효 법인세율이 15% 이상이었던 국가는 15% 하한을 도입하면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생산을 유치하고, 그 결과 더 많은 배출량이 발생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CO2 배출량이 0.06%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법인세율의 인상은 글로벌 생산에 추가적인 왜곡을 가져오고, 지역 실질 임금과 글로벌 복지는 0.002% 감소하게 된다. 국제 투자를 유치할 때 정책입안자들은 경제적 목표와 환경적 영향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연구팀이 조언한 이유다.
세율 조정과 기후 정책 연계해야
연구팀은 아울러 법인세율 조정을 다른 기후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화석 연료 회사에는 법인세율 하한을 더 높임으로써 화석 연료 보조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세 개혁으로 늘어난 세입은 재생 에너지 개발 등 기후 압력을 더욱 완화하기 위한 녹색 투자 지원에 사용할 필요도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15% 도입이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15% 최저 법인세율은 글로벌 법인세 경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기 노력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법인세 경쟁을 해결하기 위해 130개 이상의 국가가 지난 2021년 15%의 글로벌 최소 세율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다국적기업에 동일한 법인세 최저 세율 15%를 적용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은 합의에는 참여했지만, 아직 하한세율를 도입하지는 않았다.
적용 대상은 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년 이상의 연결재무제표 매출액이 7억5000만유로(약 1조원)가 넘는 기업이다. 법인세 하한세율이 적용되면 기업이 특정 국가에 낸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보다 낮을 경우 본국에서 그 차액을 징수하게 된다.
국내 법인세의 세율은 9~24%이고, 지방세 포함한 최고세율(26.4%)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11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국내 한 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강찬수 기자
세계 각국이 벌여온 법인세 인하 경쟁이 온실가스 배출을 부추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다국적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하한 15%를 적용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일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바닥을 향한’ 글로벌 법인세 인하 경쟁 탓에 탄소 집약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이 조세 피난처 역할을 하고, 그로 인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이 저해된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탄소집약도가 높다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의미다. 에너지 효율이 낮거나 석탄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연료를 사용한 탓이다.
중국 중앙재경대학과 칭화대, 미국 보스턴대학 등의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글로벌 법인세 인하 경쟁 탓에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1억2800만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2016년 전체 배출량(321억 4100만톤)을 고려하면 0.4%가 추가로 배출됐다는 것이다.
세율 낮아지면 CO2 배출 증가
연구팀은 2005~2016년 사이 56개국을 대상으로 법인세 변화와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법인세 세율과 온실가스 배출량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한 국가의 법인세 인하는 해당 국가에 위치한 기업의 순이익을 증가시키고, 더 많은 다국적 기업의 생산 활동을 유치하게 돼 결과적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법인세 경쟁이 기후 협력을 방해하고, 기후 변화 완화 노력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인세 인하 경쟁 효과로 개발도상국의 배출량은 1억1850만톤 증가한 반면 선진국에서는 1000만톤 정도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의 경우 법인세율이 2005년 33%에서 2016년 25%로 낮아졌는데, 이로 인해 더 많은 글로벌 생산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의 산업 생산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이런 법인세율 인하로 인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0.7% 더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선진국인 독일 역시도 법인세율을 2005년 38.3%에서 2016년 29.7%로 낮췄고, 이런 세율 인하 탓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1.8% 추가로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대조적으로, 미국의 경우는 연구 기간 법인세율이 일정하게 유지됐고, 생산량과 배출량은 모두 1.2% 감소했다.
연구팀은 “한 국가의 법인세 감소는 비교 우위를 제공하고 외국 기업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중국으로 흘러간 다국적 기업 생산은 10% 증가한 반면 미국으로의 다국적 생산 이동은 급격히 감소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다만 2005~2016년 글로벌 법인세 경쟁으로 인해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실질소득이 평균(가중평균) 0.0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법인세 인하로 생산 왜곡이 줄고, 글로벌 경제 효율성이 향상되어 실질 소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5% 하한 적용하면 일부 감축 효과
연구팀은 지난 2021년 G20 국가들이 다국적 기업에 대한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을 15%로 제안했다는 점을 반영해 법인세율 15%를 일률적으로 적용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4500만톤(2016년 기준 총 배출량의 0.14%)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설정이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할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는 원래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보다 낮기 때문에 15%를 적용하면 법인세율이 상승, 이들 국가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배출량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CO2 배출량이 0.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율 조정으로 CO2 배출량이 0.07% 줄어들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에 비해 유효 법인세율이 15% 이상이었던 국가는 15% 하한을 도입하면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생산을 유치하고, 그 결과 더 많은 배출량이 발생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CO2 배출량이 0.06%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법인세율의 인상은 글로벌 생산에 추가적인 왜곡을 가져오고, 지역 실질 임금과 글로벌 복지는 0.002% 감소하게 된다. 국제 투자를 유치할 때 정책입안자들은 경제적 목표와 환경적 영향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연구팀이 조언한 이유다.
세율 조정과 기후 정책 연계해야
연구팀은 아울러 법인세율 조정을 다른 기후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화석 연료 회사에는 법인세율 하한을 더 높임으로써 화석 연료 보조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세 개혁으로 늘어난 세입은 재생 에너지 개발 등 기후 압력을 더욱 완화하기 위한 녹색 투자 지원에 사용할 필요도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15% 도입이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15% 최저 법인세율은 글로벌 법인세 경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기 노력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법인세 경쟁을 해결하기 위해 130개 이상의 국가가 지난 2021년 15%의 글로벌 최소 세율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다국적기업에 동일한 법인세 최저 세율 15%를 적용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은 합의에는 참여했지만, 아직 하한세율를 도입하지는 않았다.
적용 대상은 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년 이상의 연결재무제표 매출액이 7억5000만유로(약 1조원)가 넘는 기업이다. 법인세 하한세율이 적용되면 기업이 특정 국가에 낸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보다 낮을 경우 본국에서 그 차액을 징수하게 된다.
국내 법인세의 세율은 9~24%이고, 지방세 포함한 최고세율(26.4%)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11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