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5년 5월 13일 일본 교토에서 지진이 관측됐고, 이후 동해안 곳곳에서 해일이 관측됐다. [자료: Journal of Disaster Research, 2023]
조선 태종 때인 서기 1415년 5월 일본 교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반도 동해안에 지진해일(쓰나미)이 닥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을 분석한 결과다.
일본 간사이(關西)대학 사회안전과학부 하토리 겐타로 연구원은 최근 ‘재난 연구 저널(Journal of Disaster Research)’에 발표한 짧은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하토리 연구원은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태종 실록에서 지진해일로 의심되는 대목을 찾아냈다. 바로 태종 15년 4월 5일 임신(壬申) 일(1415년 5월 13일)의 기록이다.
“동해(東海)의 물이 넘쳤다. 영일(迎日)로부터 길주(吉州)에 이르기까지 바닷물의 높이가 5척(尺, 1척은 약 30.3cm), 또는 13척이나 되어, 육지로 어떤 곳은 5,6척, 어떤 곳은 백여 척이나 덮었는데, 진퇴(進退)가 조수(潮水)와 같았다. 또 삼척(三陟)과 연곡(連谷) 등지에서는 바닷물이 줄고 넘치기를 5, 6차례나 하였는데, 넘칠 때에는 (해안에서 육지로 밀려들어온 것이) 50~60척이나 되고, 줄 때에는 40여척이나 되었다.”는 내용이다.
바닷물 최대 높이는 4m에 이르렀고, 해안선에서 육지쪽으로 최대 30m나 바닷물이 밀려왔다는 얘기다.
2일 뒤인 태종 15년 4월 7일(1415년 5월 15일)에도 “영흥부(永興府, 함경남도 영흥) 가법이(加法伊)의 바닷물이 혹은 넘치고 혹은 줄어들었는데, 그것이 넘칠 때에는 45척이나 되었다가 미시(未時, 오후 2시 전후)에 이르러 줄어들었다. 보통 때에는 20척이고 신시(申時, 오후 4시 전후)에 이르러서야 그전의 물길이 되었다.”고 태종실록은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하토리 연구원은 “당시 해수면 이상 현상과 관련해 한반도에서는 체감 지진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같은 날짜에 일본에서는 (지진과 관련한) 기록이 단 한 건 남아있다”고 밝혔다.
바로 일본 승려 만사이(滿濟, 1378~1455)의 일기다.
만사이주고니키(滿濟准后日記, 만제준후일기)에서 만사이는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는데, 정오 무렵에 천둥 같은 지진이 일어났다고 사람들이 말했다”며 1415년 4월 13일 교토 부근에서 관찰된 지진에 대해 적었다.
히토리 연구원은 “1415년 5월 동해안에서 발생한 쓰나미와 같은 사건은 같은 날 일본 교토에서 감지된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인해 발생했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해일이) 폭우나 바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부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태종실록에는 폭우나 바람 등 다른 기상현상에 대한 언급이 없어 지진해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히토리 연구원은 “조선왕조실록 기록은 1415년 5월 13일에 이어 15일에 쓰나미가 다시 발생했음을 나타낸다”면서 이는 여진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983년 동해 지진과 그 다음 달(6월 21일)에 발생한 최대 여진이 모두 지진해일을 일으켰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1983년 지진해일 당시 삼척 임원항의 최대 바닷물 높이는 약 3.6~4m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1415년 5월 동해안에서 관찰됐던 해일이 지진해일이었을 것이란 해석이 지난 2019년 제기됐다.
당시 이상균 강원도청 학예연구사는 당시 학술지 '한국사연구'에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증보문헌비고 등을 분석한 ‘조선시대 해일의 발생과 대응’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2019년 당시 논문에서 이 학예사는 조선시대 500여 년 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해일 횟수는 138회였고, 그중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일어난 폭풍해일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대신 동해안에는 1415년 외에 1681년과 1741년에도 지진해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진 해일 예보는 어떻게 하나=
한반도 주변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기상청은 동해안 등에 지진 해일이 언제 어떤 파고로 닥칠지 예보하게 된다. 지진 발생 후에 예측을 시작하면 늦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지진해일 특보 시스템을 통해 동해 등 국내 인근 해역에서 강진이 발생할 것에 대비, 강진의 발생 위치와 지진 규모를 입력하면 국내 해안 여러 지점에 닥칠 파도의 높이를 미리 계산해 두고 있다.
이번처럼 강진이 발생하면 지진의 발생 위치와 규모만 입력하기만 하면 한반도 해안에 닥칠 지진해일 관련 수치가 곧바로 나오고, 이를 발표하게 된다.
기상청은 지난 2017년 지진 해일 특보 발표 기준이 되는 지진 규모도 7.0에서 6.0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6 이상 다양한 규모의 지진이 한반도 주변 여러 곳에서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58만9700여개의 사례별로 국내 연안에 지진해일이 도달하는 시간과 최고 높이를 산출해놨다.
기상청은 이와 함께 지진 조기경보 분석시스템과 기존 지진해일 특보 시스템을 실시간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다.
기존 지진해일 시스템은 강진 발생 시 발생 지점과 지진 규모를 수동으로 입력하고, 그 결과를 조회해 특보로 발표하는 방식인데 5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조기경보 시스템과 연계해 자동으로 입력하면 1분 이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1415년 5월 13일 일본 교토에서 지진이 관측됐고, 이후 동해안 곳곳에서 해일이 관측됐다. [자료: Journal of Disaster Research, 2023]
조선 태종 때인 서기 1415년 5월 일본 교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반도 동해안에 지진해일(쓰나미)이 닥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을 분석한 결과다.
일본 간사이(關西)대학 사회안전과학부 하토리 겐타로 연구원은 최근 ‘재난 연구 저널(Journal of Disaster Research)’에 발표한 짧은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하토리 연구원은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태종 실록에서 지진해일로 의심되는 대목을 찾아냈다. 바로 태종 15년 4월 5일 임신(壬申) 일(1415년 5월 13일)의 기록이다.
“동해(東海)의 물이 넘쳤다. 영일(迎日)로부터 길주(吉州)에 이르기까지 바닷물의 높이가 5척(尺, 1척은 약 30.3cm), 또는 13척이나 되어, 육지로 어떤 곳은 5,6척, 어떤 곳은 백여 척이나 덮었는데, 진퇴(進退)가 조수(潮水)와 같았다. 또 삼척(三陟)과 연곡(連谷) 등지에서는 바닷물이 줄고 넘치기를 5, 6차례나 하였는데, 넘칠 때에는 (해안에서 육지로 밀려들어온 것이) 50~60척이나 되고, 줄 때에는 40여척이나 되었다.”는 내용이다.
바닷물 최대 높이는 4m에 이르렀고, 해안선에서 육지쪽으로 최대 30m나 바닷물이 밀려왔다는 얘기다.
2일 뒤인 태종 15년 4월 7일(1415년 5월 15일)에도 “영흥부(永興府, 함경남도 영흥) 가법이(加法伊)의 바닷물이 혹은 넘치고 혹은 줄어들었는데, 그것이 넘칠 때에는 45척이나 되었다가 미시(未時, 오후 2시 전후)에 이르러 줄어들었다. 보통 때에는 20척이고 신시(申時, 오후 4시 전후)에 이르러서야 그전의 물길이 되었다.”고 태종실록은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하토리 연구원은 “당시 해수면 이상 현상과 관련해 한반도에서는 체감 지진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같은 날짜에 일본에서는 (지진과 관련한) 기록이 단 한 건 남아있다”고 밝혔다.
바로 일본 승려 만사이(滿濟, 1378~1455)의 일기다.
만사이주고니키(滿濟准后日記, 만제준후일기)에서 만사이는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는데, 정오 무렵에 천둥 같은 지진이 일어났다고 사람들이 말했다”며 1415년 4월 13일 교토 부근에서 관찰된 지진에 대해 적었다.
히토리 연구원은 “1415년 5월 동해안에서 발생한 쓰나미와 같은 사건은 같은 날 일본 교토에서 감지된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인해 발생했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해일이) 폭우나 바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부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태종실록에는 폭우나 바람 등 다른 기상현상에 대한 언급이 없어 지진해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히토리 연구원은 “조선왕조실록 기록은 1415년 5월 13일에 이어 15일에 쓰나미가 다시 발생했음을 나타낸다”면서 이는 여진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983년 동해 지진과 그 다음 달(6월 21일)에 발생한 최대 여진이 모두 지진해일을 일으켰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1983년 지진해일 당시 삼척 임원항의 최대 바닷물 높이는 약 3.6~4m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1415년 5월 동해안에서 관찰됐던 해일이 지진해일이었을 것이란 해석이 지난 2019년 제기됐다.
당시 이상균 강원도청 학예연구사는 당시 학술지 '한국사연구'에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증보문헌비고 등을 분석한 ‘조선시대 해일의 발생과 대응’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2019년 당시 논문에서 이 학예사는 조선시대 500여 년 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해일 횟수는 138회였고, 그중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일어난 폭풍해일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대신 동해안에는 1415년 외에 1681년과 1741년에도 지진해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진 해일 예보는 어떻게 하나=
한반도 주변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기상청은 동해안 등에 지진 해일이 언제 어떤 파고로 닥칠지 예보하게 된다. 지진 발생 후에 예측을 시작하면 늦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지진해일 특보 시스템을 통해 동해 등 국내 인근 해역에서 강진이 발생할 것에 대비, 강진의 발생 위치와 지진 규모를 입력하면 국내 해안 여러 지점에 닥칠 파도의 높이를 미리 계산해 두고 있다.
이번처럼 강진이 발생하면 지진의 발생 위치와 규모만 입력하기만 하면 한반도 해안에 닥칠 지진해일 관련 수치가 곧바로 나오고, 이를 발표하게 된다.
기상청은 지난 2017년 지진 해일 특보 발표 기준이 되는 지진 규모도 7.0에서 6.0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6 이상 다양한 규모의 지진이 한반도 주변 여러 곳에서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58만9700여개의 사례별로 국내 연안에 지진해일이 도달하는 시간과 최고 높이를 산출해놨다.
기상청은 이와 함께 지진 조기경보 분석시스템과 기존 지진해일 특보 시스템을 실시간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다.
기존 지진해일 시스템은 강진 발생 시 발생 지점과 지진 규모를 수동으로 입력하고, 그 결과를 조회해 특보로 발표하는 방식인데 5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조기경보 시스템과 연계해 자동으로 입력하면 1분 이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