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챗GPT
“단골 미용사와의 수다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
기후 위기 대응은 국제회의와 정부 정책, 대기업 규제 같은 거대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기후 행동을 촉진하는 뜻밖의 장소를 지목한다. 바로 동네 미용실이다.
고객과 오랜 신뢰 관계를 맺는 미용사가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환경 인식을 바꾸고 행동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배스대학교 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인문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미용실, 단순한 서비스 공간이 아니다
연구진은 미용사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일상의 인플루언서(Everyday Influencers)’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미용실에 주목한 이유는 이 공간이 가진 독특한 사회적 특성 때문이다.
미용사는 고객과 수년 간 반복적으로 만나며 관계를 형성한다.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 건강, 생활 습관 같은 다양한 주제가 대화로 이어지기 쉽다.
연구진은 미용실이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제3의 장소(third place)’로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공간에서는 환경 문제 역시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용실에서 진행된 두 가지 실험
연구팀은 미용사가 실제로 환경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가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 번째는 ‘고 제로(GoZero)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영국 전역에서 지속가능한 운영을 실천하는 미용실 30곳의 운영자와 미용사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미용사들이 고객과 기후 변화나 환경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조사했다.
두 번째는 실제 행동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거울 앞 대화자(Mirror Talkers)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25개 미용실의 거울에 ‘지속 가능한 헤어케어 팁’을 담은 스티커를 부착했다. 예를 들어 찬물로 샴푸하면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정보와 같은 간단한 메시지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메시지가 고객과 미용사 사이의 대화를 유도하고, 나아가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관찰했다.
“환경 대화, 생각보다 즐겁다”
실험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고객의 86.8%는 미용사와 환경 관련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즐거웠다고 답했다. 또한 28.3%는 새로운 정보를 배웠다고 응답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행동 변화 의향이다. 고객의 72.9%는 이러한 대화를 계기로 집에서도 헤어 관리 습관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미용실에서는 샴푸 바나 드라이 샴푸 같은 친환경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는 변화도 관찰됐다.

“미용사는 일상의 인플루언서”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용사를 ‘일상의 인플루언서’라고 정의했다. SNS 스타나 유명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일상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미용사들은 고객과의 대화가 단순한 헤어 관리 이야기에서 출발해 에너지 절약, 음식 선택, 교통수단, 투자 방식 등 더 넓은 환경 문제로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기후 정책의 새로운 가능성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기후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기후 정책은 주로 대기업 규제나 기술 혁신, 국제 협약 같은 거시적 접근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사람들의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의 사회적 관계를 활용한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다음과 같은 정책적 활용 가능성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기후 행동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대한 정책보다 강력한 ‘일상의 대화’
연구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때로 거창한 정책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신뢰하는 사람과 나누는 짧은 대화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후 행동은 전문가의 강연보다 일상적 대화에서 더 쉽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 위기의 해결책은 멀리 있는 국제회의장이 아니라, 어쩌면 동네 미용실 거울 앞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Latter, B., Hampton, S., Baden, D. et al. 2026. Public engagement and climate change: exploring the role of hairdressers as everyday influencers. Humanit Soc Sci Commun (2026). https://doi.org/10.1057/s41599-026-06781-4
이미지: 챗GPT
“단골 미용사와의 수다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
기후 위기 대응은 국제회의와 정부 정책, 대기업 규제 같은 거대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기후 행동을 촉진하는 뜻밖의 장소를 지목한다. 바로 동네 미용실이다.
고객과 오랜 신뢰 관계를 맺는 미용사가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환경 인식을 바꾸고 행동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배스대학교 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인문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미용실, 단순한 서비스 공간이 아니다
연구진은 미용사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일상의 인플루언서(Everyday Influencers)’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미용실에 주목한 이유는 이 공간이 가진 독특한 사회적 특성 때문이다.
미용사는 고객과 수년 간 반복적으로 만나며 관계를 형성한다.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 건강, 생활 습관 같은 다양한 주제가 대화로 이어지기 쉽다.
연구진은 미용실이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제3의 장소(third place)’로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공간에서는 환경 문제 역시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용실에서 진행된 두 가지 실험
연구팀은 미용사가 실제로 환경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가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 번째는 ‘고 제로(GoZero)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영국 전역에서 지속가능한 운영을 실천하는 미용실 30곳의 운영자와 미용사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미용사들이 고객과 기후 변화나 환경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조사했다.
두 번째는 실제 행동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거울 앞 대화자(Mirror Talkers)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25개 미용실의 거울에 ‘지속 가능한 헤어케어 팁’을 담은 스티커를 부착했다. 예를 들어 찬물로 샴푸하면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정보와 같은 간단한 메시지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메시지가 고객과 미용사 사이의 대화를 유도하고, 나아가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관찰했다.
“환경 대화, 생각보다 즐겁다”
실험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고객의 86.8%는 미용사와 환경 관련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즐거웠다고 답했다. 또한 28.3%는 새로운 정보를 배웠다고 응답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행동 변화 의향이다. 고객의 72.9%는 이러한 대화를 계기로 집에서도 헤어 관리 습관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미용실에서는 샴푸 바나 드라이 샴푸 같은 친환경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는 변화도 관찰됐다.
“미용사는 일상의 인플루언서”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용사를 ‘일상의 인플루언서’라고 정의했다. SNS 스타나 유명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일상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미용사들은 고객과의 대화가 단순한 헤어 관리 이야기에서 출발해 에너지 절약, 음식 선택, 교통수단, 투자 방식 등 더 넓은 환경 문제로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기후 정책의 새로운 가능성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기후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기후 정책은 주로 대기업 규제나 기술 혁신, 국제 협약 같은 거시적 접근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사람들의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의 사회적 관계를 활용한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다음과 같은 정책적 활용 가능성을 제안했다.
미용사 교육 과정에 지속가능성 관련 내용 포함
소상공인을 기후 행동 확산의 전달자로 활용
카페·바버숍·지역 시장 등 다른 서비스 업종으로 확산
연구진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기후 행동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대한 정책보다 강력한 ‘일상의 대화’
연구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때로 거창한 정책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신뢰하는 사람과 나누는 짧은 대화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후 행동은 전문가의 강연보다 일상적 대화에서 더 쉽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 위기의 해결책은 멀리 있는 국제회의장이 아니라, 어쩌면 동네 미용실 거울 앞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Latter, B., Hampton, S., Baden, D. et al. 2026. Public engagement and climate change: exploring the role of hairdressers as everyday influencers. Humanit Soc Sci Commun (2026). https://doi.org/10.1057/s41599-026-067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