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대규모 국제 연구는 이 통념에 중요한 단서를 덧붙인다.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소득의 크기 자체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자신의 ‘순위’라는 것이다.
영국 리즈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워릭 대학교 연구팀은 109개국 9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득과 행복의 관계를 정밀하게 살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얼마나 버느냐”보다 “내가 몇 번째인가”
연구 결과는 분명했다. 전 세계 국가의 약 80%에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절대적인 소득 수준보다, 사회 전체에서 자신의 소득이 몇 번째에 해당하는지, 즉 소득 순위(income rank)와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소득 차이를 정확한 금액으로 계산하기보다, “나보다 잘 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라는 방식으로 자신을 평가한다. 다시 말해, 돈의 액수보다 사회적 서열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런 경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인간이 본래 사회적 비교에 민감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질주의 사회일수록 ‘순위의 압박’ 더 강해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이 현상이 같은 강도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부와 성공을 중시하는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강한 사회일수록, 소득 순위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커졌다.
이 연구에서는 자기표현이나 자율성보다 경제적·물리적 안정(돈, 성공 등)을 더 우선시하는 정도를 ‘물질주의 지수’로 측정했다.
물질주의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소득 순위의 영향력이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세 배 이상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돈이 삶의 핵심 가치가 될수록, 사람들의 행복 역시 “남보다 위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크게 흔들린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의 데이터 분석 대상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한국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득 순위와 삶의 평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계수(β)는 확연한 양(+)의 값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도 소득 순위가 높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들 역시 타인과의 구체적인 금액 차이보다는 나보다 잘 버는 사람이 누구인지와 같은 ‘순위’ 자체에 기반한 사회적 비교를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인 역시 소득 순위와 행복 사이에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일본도 절대적 소득보다 사회적 위치에 민감한 사회에 속한다.
◇공동체가 강하면, 순위의 힘은 약해진다
소득 순위가 절대적 소득보다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이유는 소득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를 나타내는 결정적인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살 수 있는 구매력(절대적 소득)보다 자신이 사회 전체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연구팀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상대적 서열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돼 있는데, 소득 순위는 바로 그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강력한 대리 지표(proxy)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뇌의 인지적 과정이 ‘순위’ 중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주변의 소득 정보(샘플)를 수집하여 자신의 위치를 가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활동이 활발한 나라에서는 소득 순위의 영향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시민 참여가 높고, 이웃과의 관계가 탄탄한 사회에서는 소득 순위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약 80%까지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공동체가 제공하는 ‘심리적 완충 장치’라고 설명한다. 개인의 소득 순위가 낮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신뢰가 이를 보완해 준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람들은 “내가 몇 등인가”보다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가”에서 더 큰 만족을 느낀다.
공동체 의식이 강한 곳에서는 개인의 서열보다 소속된 집단의 가치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장만으로는 행복을 설명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공공 정책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 소득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평균 소득이 높아져도, 서열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행복이 함께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연구팀은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시민 참여와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소득 순위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처럼 경쟁이 강한 사회에 특히 중요한 시사점이다.
소득이 아니라 ‘순위’가 행복을 좌우한다는 글로벌 연구의 경고
사람들은 흔히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대규모 국제 연구는 이 통념에 중요한 단서를 덧붙인다.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소득의 크기 자체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자신의 ‘순위’라는 것이다.
영국 리즈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워릭 대학교 연구팀은 109개국 9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득과 행복의 관계를 정밀하게 살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얼마나 버느냐”보다 “내가 몇 번째인가”
연구 결과는 분명했다. 전 세계 국가의 약 80%에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절대적인 소득 수준보다, 사회 전체에서 자신의 소득이 몇 번째에 해당하는지, 즉 소득 순위(income rank)와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소득 차이를 정확한 금액으로 계산하기보다, “나보다 잘 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라는 방식으로 자신을 평가한다. 다시 말해, 돈의 액수보다 사회적 서열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런 경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인간이 본래 사회적 비교에 민감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질주의 사회일수록 ‘순위의 압박’ 더 강해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이 현상이 같은 강도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부와 성공을 중시하는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강한 사회일수록, 소득 순위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커졌다.
이 연구에서는 자기표현이나 자율성보다 경제적·물리적 안정(돈, 성공 등)을 더 우선시하는 정도를 ‘물질주의 지수’로 측정했다.
물질주의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소득 순위의 영향력이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세 배 이상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돈이 삶의 핵심 가치가 될수록, 사람들의 행복 역시 “남보다 위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크게 흔들린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의 데이터 분석 대상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한국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득 순위와 삶의 평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계수(β)는 확연한 양(+)의 값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도 소득 순위가 높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들 역시 타인과의 구체적인 금액 차이보다는 나보다 잘 버는 사람이 누구인지와 같은 ‘순위’ 자체에 기반한 사회적 비교를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인 역시 소득 순위와 행복 사이에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일본도 절대적 소득보다 사회적 위치에 민감한 사회에 속한다.
◇공동체가 강하면, 순위의 힘은 약해진다
소득 순위가 절대적 소득보다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이유는 소득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를 나타내는 결정적인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살 수 있는 구매력(절대적 소득)보다 자신이 사회 전체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연구팀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상대적 서열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돼 있는데, 소득 순위는 바로 그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강력한 대리 지표(proxy)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뇌의 인지적 과정이 ‘순위’ 중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주변의 소득 정보(샘플)를 수집하여 자신의 위치를 가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활동이 활발한 나라에서는 소득 순위의 영향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시민 참여가 높고, 이웃과의 관계가 탄탄한 사회에서는 소득 순위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약 80%까지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공동체가 제공하는 ‘심리적 완충 장치’라고 설명한다. 개인의 소득 순위가 낮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신뢰가 이를 보완해 준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람들은 “내가 몇 등인가”보다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가”에서 더 큰 만족을 느낀다.
공동체 의식이 강한 곳에서는 개인의 서열보다 소속된 집단의 가치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장만으로는 행복을 설명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공공 정책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 소득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평균 소득이 높아져도, 서열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행복이 함께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연구팀은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시민 참여와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소득 순위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처럼 경쟁이 강한 사회에 특히 중요한 시사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