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토 대비 골프장 면적 비율 0.42%로 세계 2위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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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골프장 분포 [자료: Environmental Research Communications, 2025] 


대한민국의 골프장 숫자가 세계 7위이고, 국토 면적 대비 골프장 면적 비율은 영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한국 등은 골프장 면적이 태양광 발전시설 등 재생에너지 시설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넓은 것으로 평가됐다.

기후에너지시스템 연구소(ICE) 등 독일 연구팀은 최근 '환경 연구 커뮤니케이션스(Environmental Research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나라 10개국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특히 이들 국가 골프장 면적과 재생에너지 시설 면적을 비교했다.


논문에서는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 골프장 숫자가 3만8400개로 조사됐으며, 이 가운데 80%가 상위 10개국에 위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만6000개가 넘는 골프장을 보유해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영국이 3100개, 일본이 2700개였다.

골프장 숫자가 800개가 넘는 한국은 캐나다. 호주, 독일에 이어 7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와 중국, 스웨덴이 8~10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골프장 면적은 다 더하면 400km²가 넘어 면적 면에서도 세계 7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넓은 미국은 골프장 면적이 8000km²를 초과했다.

국토 면적에서 골프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영국이 0.49%로 가장 높았고, 한국이 0.42%로 2위, 일본이 0.37%로 3위다.

골프장 평균 면적은 중국이 약 0.8km²로 가장 크고, 2위인 일본은 0.5km²로 훨씬 뒤처진다.  다른 나라들도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 상위 10개국의 골프장 숫자와 면적  [자료: Environmental Research Communications, 2025]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우리는 일부 국가에서 유틸리티 규모의 PV보다 골프라는 독점적인 레크리에이션 스포츠에 더 많은 토지가 사용되고 있으며, 골프장 규모의 면적이 이러한 국가의 육상 풍력 또는 태양광 PV에 대한 중기 개발 목표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들 국가에 설치된 풍력 터빈과 태양광 발전(PV) 용량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에 할당된 면적을 계산한 결과, 골프장 면적에 비해 턱 없이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재생에너지 MW당 0.015km²의 면적 수치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시설 면적을 역산했는데, 캐나다의 경우 골프장 면적에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한다면 기존에 설치된 것의 약 16배를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영국에서는 골프장 면적이 재생에너지 시설 면적의 6배, 미국은 4배, 독일은 1.25배로 계산됐다.

한국은 골프장 면적과 재생에너지 면적이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상위 10개국의 경우 골프장 면적의 25%~75%에 281~842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PV)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을 제외한 9개국에서 2028년까지의 설치할 PV 용량 예측이 496GW인데, 이 정도는 골프장 면적 50%에 해당하는 면적에 설치가 가능하다(543GW). 

하지만 ,중국을 포함해서 독일, 한국, 프랑스의 경우는 2028년까지 설치해야 할 PV 용량이 많아 골프장 면적 50%만으로는 충분한 PV 설치가 가능하지 않다.

반면 미국, 영국, 일본 또는 호주와 같은 국가에서는 골프장 면적 만큼의 토지가 있다면 2028년 이후까지의 예상되는 재생에너지 용량을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골프장 면적이 국토 전체에서 차지하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지만, 골프장 면적 자체가 넓지는 않아서 골프장 면적이 계획된 태양광을 다 설치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종종 광대한 면적의 토지를 차지하고 독점 회원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골프장은 상당한 토지 이용 갈등을 일으킨다"면서 "에너지 정의의 개념에 입각한다면 에너지 공급과 토지 사용의 혜택과 부담이 사회 전반에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에서는 현재 골프장이 차지하고 있는 것보다 재생 에너지에 훨씬 더 많은 토지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의사 결정권자가 이러한 독점적인 골프장을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사용하기로 결정하면 일반 대중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요한 점은 이것이 골프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국 사례를 예로 들었다. 한국에서는 실내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는 인기 있는 대안인 스크린 골프는 전통적인 야외 코스에 비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접근성, 편의성, 경제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 효고현의 시골 지역에서 전체 골프장을 260,000개의 태양광 패널(125GWh)이 있는 태양광 공원으로 전환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번 논문은 재생애너지 확대보다 파크골프장 등 골프장 건설에 열을 올리는 한국에 대한 경고가 될 수도 있겠다.


연합뉴스 '파크 골프장' 검색 결과 페이지.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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