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OECD 최저, 노출 오염도는 최악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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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한 석탄화력발전소. 한국의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적지만 시민들이 노출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악인 것으로 평가됐다. 강찬수



OECD 회원국 환경평가 보고서, 6개 부문 환경지표 비교

일부 지표 한국 '꼴찌'... 1인당 온실가스 배출 평균치 웃돌아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 다른 회원국보다 월등히 많아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를 웃돌고, 초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평균 노출 농도는 OECD 국가 중에서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도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내용은 선진국 클럽인 OECD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한눈에 보는 환경 지표’를 통해 확인됐다.

이 자료는 OECD 가입국의 핵심 환경 지표에 대해 최신 데이터를 모아 비교한 것으로 가입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추구 과정을 평가하고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이 온라인 보고서는 기후와 에너지, 대기질, 수자원, 순환경제과 폐기물, 생물다양성, 해양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회원국의 환경 성과를 비교했다.


한국,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OECD 평균의 4배?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kg). [자료: OECD]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kg/년). [자료: OECD]

이번 OECD 환경 비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플라스틱 배출량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에서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208㎏을 배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원국 평균의 4배에 해당할 정도로 다른 회원국과 뚜렷이 구별됐다.

호주가 100㎏으로 한국 다음으로 많았다. 일본은 60㎏, 칠레는 3.6㎏으로 가장 적었다.

하지만 이번 OECD 발표는 환경부가 기존에 발표한 수치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국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98.2 ㎏이었다. 세계 1위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양은 절반이었다.

환경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서도 2022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가정에서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102kg(22.9%)으로 집계됐다. 한국이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에서 1위인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배출량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에 있어서 한국은 연간 438.6㎏으로 OECD 평균 530.6㎏보다 작았다. 


한국, 재생에너지 비중 가장 낮아

국내 총생산 1000달러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산화탄소 톤). [자료=OECD] 
국내 총생산 1000달러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산화탄소 톤). [자료=OECD] 

기후변화 부문에서는 먼저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산화탄소 환산량)을 국가별로 비교했는데,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은 11.93톤으로 OECD 평균인 9.9톤보다 많았다. 일본은 8.9톤, 독일은 9.19톤이었다.

동일한 부가가치를 생산할 때 한국은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의미다.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 구조 탓이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한국은 13톤으로 평균인 11톤을 웃돌았다. 독일과 일본은 9톤으로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전체 에너지 중에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에서 한국은 2022년 기준 3%로 가장 낮았다. 독일은 18%, 미국은 9%, 일본은 8%였다.

전력 중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같은 8%를 기록했으나 OECD 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았다. 독일은 44%였고, 일본은 23%, 미국은 22%였다.

전력 중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은 한국이 29%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프랑스는 63%, 스위스 40%, 스웨덴 30%, 미국 18% 등이었고 OECD 평균은 16%였다.

슬로베니아 42% 등 동유럽 국가들의 원전 비중이 높아 유럽연합(EU)은 평균 22%을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배출량 자체는 낮아

국민들의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노출 수준(ug/m3). [자료: OECD]
국민들의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노출 수준(㎍/㎥ ). [자료: OECD]

대기오염 분야에서 한국은 오염 개선 노력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였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오염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의 1인당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2021년 기준 0.89 ㎏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했다. 스위스는 0.66㎏, 독일은 1㎏, 미국 11㎏, 캐나다 38㎏ 등이었다.

한국의 1인당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OECD 평균과 비슷한 17.87㎏이었다. 스위스는 5.8㎏으로 가장 적었고, 호주는 109㎏로 가장 많았다.

시민이 평균적으로 노출되는 초미세먼지 농도에서 한국은 ㎥당 25.3㎍(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OECD 회원국 중 최악이었다.

OECD 평균은 12.6㎍/㎥이었고, 핀란드는 가장 낮은 4.92㎍/㎥였다.

배출량에 비해 초미세먼지 노출 오염도가 높은 것은 좁은 국토에 배출시설이 밀집된 탓이고, 중국 등의 국외 오염의 영향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조기사망이 나타나는데, 이 조기 사망에 따른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은 4.09%로 OECD 평균인 2.44%보다 훨씬 높았다.

이 비중은 폴란드가 7.67%로 가장 컸고, 이스라엘은 0.42%로 가장 작았다. 폴란드 시민의 평균 노출 초미세먼지 농도는 비교적 높은 17.84㎍/㎥였다.


보호구역 지정 면적 비율 낮은 편

수자원 중 취수 비율(%) [자료: OECD]
수자원 중 취수 비율(%) [자료: OECD]

한국은 재생가능한 담수 수자원 가운데 취수하는 양의 비율이 28%로 OECD 국가 중에서는 높은 편이었다. 이스라엘(53%)과 투르키에(35%) 정도가 한국보다 높았다.

연평균 강수량은 적지 않지만,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1인당 연간 취수량은 412㎥으로 중간 수준이었고, 하수처리율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이었다.

한국은 육상 국토면적의 16.8%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배타적 경제수역(EEZ) 전체 면적 중에서는 1.9%만 해상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육상과 해상 보호구역 지정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룩셈부르크는 국토면적의 55%를, 독일은 EEZ의 45%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인구 도시에 집중돼 지역적 격차 커”

OECD는 이번 환경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수출 중심 경제를 갖고 있지만 천연자원은 부족하다"면서 "경제는 대기업이 지배하는 강력한 산업 부문을 기반으로 하고, 전자·운송장비(자동차·조선)·화학·철강 등 제조업과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우세하다"라고 소개했다.

OECD 보고서는 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고, 산림이 국토의 약 64%를 차지하고 있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은 제한되어 있다"면서 "인구의 70% 정도가 도시 지역, 특히 수도권과 해안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적 격차가 매우 크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석유 자원이 없고 천연가스 매장량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 에너지와 광물자원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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