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예일대 "한국 환경 정책 성적 세계 57위"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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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의 환경성과지수(EPI) 평가 내용을 설명하는 그림. 기후변화와 환경보건, 생태계 활력성 등 3개 분야에 걸쳐 11개 이슈, 58개 지표를 사용해 평가했다. [예일대, 2024]


2024 환경 성과 지수(EPI)  평가 결과 공개

2022년보다는 6계단 상승, 아태지역 3위 


세계 각국 정부의 환경 정책 점수를 매겼을 때 한국의 순위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예일대에서 최근 공개한 2024년 국가별 환경 성과 지수(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 EPI) 순위에서 한국은 분석한 180개국 중에서 57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과 싱가포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예일대는 EPI 국가 순위를 2년마다 발표하는데, 지난 2022년 평가 때 63위였던 한국은 이번에 여섯 계단이 오른 것이다.

북한은 평가 대상에서 빠졌는데, 자료 부족 탓으로 보인다.

 

환경성과지수 국가 순위를 나타낸 지도. 파란색은 앞 순위를, 붉은 색은 뒷 순위를 나타낸다. [예일대, 2024]


기후변화 분야 성과 58위

이번 평가에서 180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에스토니아로 동유럽 국가가 EP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10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40%나 줄여 기후 변화 정책 목표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2위는 룩셈부르크는 국토의 55% 이상이 보호 지역으로 덮여 있어 생태계 활력도 (Vitality) 분야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 폐수 관리 분야에서도 선두 주자로 평가됐다.

3위는 독일, 4위는 핀란드 5위는 영국이었다. 23위 호주, 27위 일본, 28위 캐나다, 33위 뉴질랜드, 34위 미국 등을 제외하면 상위권은 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중국은 154위, 인도는 176위에 그쳤다.

예일대 연구팀은 2024년 평가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건강성 등 3개 분야, 11개 환경 이슈에 대해 58개 성과 지표를 사용해서 각국이 주요 환경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고 있느냐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체 평가에서 51점(100점 만점)을 얻었고, 1위 에스토니아는 75.3점을 얻었다.

3개 분야별 평가 중에서 첫 번째 기후변화 분야에서 한국은 58위(47점)를 차지했다.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기후변화 완화라는 1개 이슈를 11개 지표를 사용해 평가했다.

 

미국 예일대의 2024 환경성과지수(EPI) 평가 결과를 담은 보고서 표지. [자료: 예일대, 2024]


환경보건 분야 45위 기록

두 번째 환경보건 분야에서는 4개 이슈를 13개 지표로 평가했는데, 한국은 45위(57.9점)를 차지했다.

미세먼지·오존 오염도 등의 지표로 평가한 대기질 이슈에서 한국은 76위(44.5점)에 그쳤다.

위생과 음용수 이슈에서는 21위(91.1점)으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9위, 일본은 38위였다. 위생 지표는 수세식 화장실, 퇴비화 화장실 등 개선된 위생 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10만 명당 손실된 연령 표준화 장애 조정 수명 연수(DALY 비율)를 사용해 안전하지 않은 위생을 측정했다. 음용수 문제는 10만 명당 손실된 연령 표준화 장애 보정 수명 연수(DALY 비율)를 사용하여 안전하지 않은 음용수를 측정했다.

납 노출로 측정한 중금속 이슈는 한국이 20위(85.4점)의 평가를 받았다.

고형 폐기물 이슈는 1인당 폐기물 배출량 등으로 평가했는데, 한국이 상위권인 전체 13위(64.7점)를 차지했다. 싱가포르가 전체 180개국 가운데 1위, 일본이 2위, 대만이 4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생태계 활력도 88위에 그쳐

세 번째인 생태계 활력도 분야에서는 6개 이슈를 34개 지표로 평가했는데, 한국은 전체 88위(49.9점)를 차지, 다른 두 분야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생물다양성과 서식지 이슈에서는 한국은 140위(32.8점)에 머물렀다.

국내 수산 자원 등으로 평가한 어업 이슈에서 한국은 121위(34.9점)으로 크게 뒤처졌다.

벌목 면적 등을 평가한 삼림 이슈에서 한국은 61위(57.5점)에 그쳤다. 대만이 전체 2위, 일본이 10위, 중국이 16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질소·인 비료 사용 등으로 평가한 농업 이슈에서는 한국이 60위(61.8점)를 기록했다.

1인당 오폐수 배출량 등으로 평가한 수자원 이슈에서는 한국이 15위(86.3점)였다. 싱가포르가 룩셈부르크와 함께 전체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30위였다.

사람에 대한 영향을 따진 환경보건 분야의 대기질과는 별도로 농작물이나 생태계의 오존 등 대기오염 노출을 평가한 대기오염 이슈에서 한국은 36위(87.3점)를 기록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렸던 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 총회(COP28) 모습.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사진: 유엔환경계획(UNEP)]


80점 이상 받은 나라는 없어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2024년 전체 EPI에서 80점 이상의 국가 점수를 얻은 국가는 없었다”면서 “이는 세계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경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순위 상위권에 있는 많은 유럽 국가 역시도 온실가스 감축 등에서 매우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 34위로 평가된 미국은 서부 세계의 모든 경쟁 국가보다 뒤처져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자 역사적으로 기후 변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로서,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이 6.4%에 불과한 것은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아태지역에 대해서 EPI 점수의 변동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앞서가는 일본(27위), 싱가포르(44위), 한국(57위) 등 세 나라와 미얀마(177위), 라오스(178위), 베트남(180위) 등 최하위 국가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예일대의 EPI 평가에서 한국은 2002년 136위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고, 2004년 122위, 2006년 42위, 2008년 51위, 2010년 94위, 2012년 43위, 2014년 43위, 2016년 80위, 2018년 60위, 2020년 28위, 2022년 63위 등을 기록한 바 있다.

한때 스위스 다보스 포럼 때 공개되기도 했던 예일대 EPI 평가 결과에 대해 일부에서는 신뢰성이 낮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매번 지표나 평가 방법이 달라지는 바람에 2년이란 길지 않은 기간에 순위가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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