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6% “기후변화 심각”, 94% “일회용품 줄여야”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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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환경보전 국민의식 조사 결과

2018년 이후 5년 만에 1501명 조사

공기질 개선 시민·전문가 의견 엇갈려

 

자료: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 보고서 (2024)


우리 국민 가운데 96.3%는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일회용품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데 94.2%가 동의했다.

우리 국민은 정부가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환경문제로 지구온난화·기후변화(4가지 선택 중 1순위 기준 31.6%)를 가장 많이 꼽았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1월 9일까지 실시한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국민의식조사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됐다.

전국 15세 이상 국민 1501명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을 통해 조사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3%포인트). 또 학계, 연구기관, 기업체 등에서 일하는 환경 관련 전문가 504명도 이메일을 통해 조사했다.

 

국민 75.6% “환경문제에 관심 있다”

자료: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 보고서 (2024)


조사 결과, 국민의 75.6%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2018년 78.6%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이다. 연령별로는 40대의 86.7%가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고, 10대는 55.3%만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환경 분야별로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기후변화가 유일하게 90%를 넘었다. 산업폐기물과 생활쓰레기, 화학물질 분야 등도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80%를 넘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개선되었다고 생각하는 환경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반 국민은 자연환경 및 생태계(22.6%), 물(20.7%), 생활쓰레기(18.5%) 등의 순으로 답했다(1순위 기준).

전문가는 대기(22.8%), 물(21.0%), 자연환경 및 생태계(18.5%) 등의 순으로 답해 차이를 보였다.

5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공기 상태에 대해 일반 국민의 17.2%는 좋아졌다고 응답했으나, 나빠졌다는 응답은 이보다 훨씬 많은 52.6%를 차지했다. 전문가의 경우 좋아졌다는 응답이 43.5%, 나빠졌다는 응답이 24.8%로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의 경우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대기가 개선되었다는 응답이 14.0%포인트나 증가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공장 대기오염 배출 관리 강화 등으로 최근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수치상으로 개선된 게 사실이다. 일반 국민과 전문가 사이의 차이는 실제 그 데이터를 접했느냐 여부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전문가의 15.1%는 대기오염 개선 이유로 국외 대기오염 물질 유입 감소를 들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로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저탄소 대체 에너지 개발 및 보급을 각각 30.6%, 38.5%로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일반 국민은 온실가스 줄이기 운동 전개(26.0%)를, 전문가는 온실가스 배출 사업장에 대한 제재(18.1%)를 들었다.

일반 국민의 경우 92.4%가 ‘탄소 중립’이란 말을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나, 전체의 59%는 이름만 들어본 정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일반 국민의 71.2%가 탄소 중립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녹조와 남세균 독소 설문은 빠져

낙동강 녹조 [사진= 정수근]


하천 수질과 관련해서는 일반 국민의 52.4%, 전문가의 66.1%가 개선되었다고 응답했다. 일반 국민의 13.7%, 전문가의 8.9%는 악화했다고 답했다.

수질오염 상황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강과 호수의 심각한 녹조 문제나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 독소 문제에 대해서는 설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또, 실제로 4대강에서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수치나 총유기탄소(TOC) 등의 측정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일부 수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제시하지 않았다.

가정 수돗물에 대해서 일반 국민의 78.6%가 만족한다고 답해 지난 조사보다 2.7%포인트 늘었다. 가정에서 물을 마시는 형태는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정수기 이용이 각각 61.5%, 56.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생수(일반 국민 23.5%, 전문가 24.4%), 수돗물(끓여 먹는 것 포함, 일반 국민 13.7%, 전문가 1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에 비해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정수기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늘었고(일반 국민 10.8%포인트)과 전문가(12.9%포인트), 수돗물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줄었다(일반 국민 9.6%포인트, 전문가 9%포인트).

하천 수질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수돗물에 대한 만족도도 증가했지만, 정수기 사용은 늘어나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수질에 대한 우려보다 냉·온수 이용의 편리함 때문에 정수기 이용이 늘어난 것일 수도 있다.

수도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의 58.8%는 반대했지만, 41.2%는 찬성했다. 전문가의 경우 찬성이 76.4%로 반대 23.6%보다 높았다.

 

45.6% “플라스틱 규제 강화해야”

자료: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 보고서 (2024)


종량제 봉투 가격에 대해서 일반 국민은 현재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69.2%나 됐지만, 전문가는 현재 가격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이 53.8%를 차지했다.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절대다수(일반 국민 94.2%, 전문가 94.8%) 동의했다.

또, 일반 국민의 96.8%, 전문가의 98%가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로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가 각각 45.6%, 43.7%로 가장 많이 꼽았다(1순위 기준).

다음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 및 인프라 개선(일반 국민 24.7%, 전문가 23.2%), 플라스틱 대체제 개발(일반 국민 18.5%, 전문가 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의 29%와 전문가의 24.2%는 정부의 플라스틱 쓰레기 정책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일반 국민의 30.4%와 전문가의 32.7%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일 환경부가 예정했던 카페 등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완화하거나 유예한 것은 국민 생각과는 격차가 있는 조처였던 셈이다.

 

정보 부족에 환경교육 필요성 절감

전반적으로 일반 국민의 경우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환경 정보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느끼고 있고, 환경교육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 및 건의 사항으로 일반 국민은 환경교육 및 홍보 강화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고(23.9%), 그다음으로 환경오염 물질 배출의 규제 및 부담 강화(22%) 등을 꼽았다.

전문가는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환경 정책을 우선으로 생각했고(21%), 다음으로 환경교육 및 홍보 강화(18.5%) 등의 순으로 제시했다.

학교·직장·사회단체 등에서 환경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은 27.4%였다. 이는 지난 조사 대비 일반 국민의 환경교육 경험률이 8.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각 주체들이 환경문제 해결에 노력하는지에 대한 평가에서 환경단체가 노력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85.5%였고, 일반 국민이 노력한다고 답한 경우는 70%였다. 중앙정부가 노력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66.2%, 지방자치단체는 66.1%, 기업은 51.6%였다. 국회·정당이 노력한다고 답한 경우는 39.2%에 그쳤다.

전문가의 47.2%, 일반 국민의 37.7%는 지방자치단체가 환경보전보다 지역개발에 더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전문가의 67.7%와 일반 국민의 65.2%는 지자체의 오염업소 단속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보고서에서 “주요 환경정책 및 환경 관련 이슈에 대한 일반 국민과 환경 관련 전문가의 인식과 태도를 살펴본 이번 조사·분석 결과는 향후 환경 정책의 방향 설정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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