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관찰되는 짙은 남세균 녹조
남세균(Cyanobacteria) 녹조가 심했던 지난여름 낙동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콧구멍 안쪽에서 남세균 세포에서 독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검출됐다.
물속 남세균 세포가 공기 중으로 이동해 에어로졸 형태로 날아 다니다가 사람의 코로 들어온 것이다.
남세균 독소를 생합성하는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것은 남세균 세포와 함께 독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남세균 독소에 노출이 되면 호흡기 염증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7일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장면. 왼쪽부터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전문위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김동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곽상수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대한하천학회, 보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 등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세균 독소 유전자 검출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료 채취는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가, 독소 유전자 분석은 국립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가 맡았다.
국내에서 남세균이나 남세균 독소가 인체에 들어오는 과정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체에 들어온 남세균 독소 유전자를 분석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총 22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면봉으로 비인두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독소 생성 유전자 mcyE 유전자를 PCR(중합효소연쇄반응) 방법으로 분석했다"면서 "22명 가운데 절반인 11명에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남세균 독소 유전자 mycE를 검출하는 qPCR 키트.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12일 사이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어민과 농민, 주민 등 낙동강 중하류 권역 거주자 17명과 낙동강 녹조 현장 조사에 참여한 환경단체 관계자 4명, 낙동강을 방문하지 않은 1명 등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수변에서 2km 이내에 거주하는 낙동강 권역 거주자 17명 가운데 10명에게서, 활동가 4명 가운데 1명 등 11명에게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됐다.
mcyE 유전자는 마이크로시스트 등 남세균이 세포 내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합성하는 데 간여하는 핵심 유전자다.
일부 참가자 가운데는 여러 벌(copy)의 mcyE 유전자가 검출되기도 했는데, 이는 남세균 세포가 여러 개 콧속에 들어왔음을 의미하고, 그에 비례해 서 독소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김 교수는 "PCR 검사에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된 11명 가운데 재채기를 호소하는 사람이 8명이었고, 6명은 콧물, 5명은 코막힘, 4명은 후비루(코나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두통을 호소하는 대상자가 3명이었고, 1명은 열감을, 또다른 1명은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 검출된 11명 중 8명은 녹조 번성 시가에 여러 증상의 악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1명 가운데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은 없었고, 1명만 알레르기 비염을 경험했다"고 덧붙었다.
한편, 콧속에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남세균 독소가 비인두 뿐만 아니라 기관지와 폐를 거쳐 혈관을 통해 뇌에까지 들어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마이크로시스티스의 독소 생산 유전자들. mcyA에서부터 mcyJ까지 10개 유전자가 있고, 이 가운데 mcyE가 핵심유전자다.
이번 조사와 연구를 자문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남세균 녹조 독소에 인체가 노출되는 전체 과정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낙동강과 금강의 물 시료에서 고농도의 녹조 독소를 확인했고,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소가 기준치 이하지만 검출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올해도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는 남세균 녹조 독소가 1만5000ppb까지 검출됐다.
또, 낙동강과 금강 주변의 쌀과 무, 배추 등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고, 낙동강에서 잡힌 민물고기나 금강 하굿둑 밖 갯벌에서 잡힌 조개와 굴에서도 남세균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특히, 낙동강에서 1km와 3.7km 떨어진 아파트 실내에서도 에어로졸 형태의 녹조 독소가 검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과 금강 등에 발생한 녹조에 든 남세균 독소가 수돗물과 공기, 농산물, 어패류를 통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경로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짙은 녹색의 남세균 녹조가 보 수문을 통과해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이 때 발생한 물거품과 물보라는 에어로졸이 돼 주변 공기 중으로 날아가게 되며, 남세균 세포와 독소를 함유하게 된다. 강찬수
환경부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낙동강과 대청호 등지에서 에어로졸 속 남세균 독소를 분석했으나 모두 불검출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환경부의 조사에서 불검출로 나온 것은 환경부가 녹조가 심하지 않은 장소와 시간에 시료를 채취한 탓으로 보인다"면서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공동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 발생 후 보 수문을 열고 물을 흘려보낸 뒤 수위가 낮아져 보 상류 쪽 돌 위에는 녹조 남세균 세포들이 말라붙어 있다. 이들 남세균 세포들도 에어로졸(먼지) 형태로 공기로 날아갈 수 있다. 강찬수
한편, 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들 22명을 포함해 조사에 응한 전체 102명을 대상으로 면봉으로 채취한 시료에서 독소 농도를 직접 분석해 그 결과를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낙동강에서 관찰되는 짙은 남세균 녹조
남세균(Cyanobacteria) 녹조가 심했던 지난여름 낙동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콧구멍 안쪽에서 남세균 세포에서 독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검출됐다.
물속 남세균 세포가 공기 중으로 이동해 에어로졸 형태로 날아 다니다가 사람의 코로 들어온 것이다.
남세균 독소를 생합성하는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것은 남세균 세포와 함께 독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남세균 독소에 노출이 되면 호흡기 염증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7일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장면. 왼쪽부터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전문위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김동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곽상수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대한하천학회, 보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 등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세균 독소 유전자 검출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료 채취는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가, 독소 유전자 분석은 국립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가 맡았다.
국내에서 남세균이나 남세균 독소가 인체에 들어오는 과정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체에 들어온 남세균 독소 유전자를 분석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총 22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면봉으로 비인두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독소 생성 유전자 mcyE 유전자를 PCR(중합효소연쇄반응) 방법으로 분석했다"면서 "22명 가운데 절반인 11명에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남세균 독소 유전자 mycE를 검출하는 qPCR 키트.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12일 사이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어민과 농민, 주민 등 낙동강 중하류 권역 거주자 17명과 낙동강 녹조 현장 조사에 참여한 환경단체 관계자 4명, 낙동강을 방문하지 않은 1명 등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수변에서 2km 이내에 거주하는 낙동강 권역 거주자 17명 가운데 10명에게서, 활동가 4명 가운데 1명 등 11명에게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됐다.
mcyE 유전자는 마이크로시스트 등 남세균이 세포 내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합성하는 데 간여하는 핵심 유전자다.
일부 참가자 가운데는 여러 벌(copy)의 mcyE 유전자가 검출되기도 했는데, 이는 남세균 세포가 여러 개 콧속에 들어왔음을 의미하고, 그에 비례해 서 독소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김 교수는 "PCR 검사에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된 11명 가운데 재채기를 호소하는 사람이 8명이었고, 6명은 콧물, 5명은 코막힘, 4명은 후비루(코나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두통을 호소하는 대상자가 3명이었고, 1명은 열감을, 또다른 1명은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 검출된 11명 중 8명은 녹조 번성 시가에 여러 증상의 악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1명 가운데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은 없었고, 1명만 알레르기 비염을 경험했다"고 덧붙었다.
한편, 콧속에서 mcyE 유전자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남세균 독소가 비인두 뿐만 아니라 기관지와 폐를 거쳐 혈관을 통해 뇌에까지 들어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마이크로시스티스의 독소 생산 유전자들. mcyA에서부터 mcyJ까지 10개 유전자가 있고, 이 가운데 mcyE가 핵심유전자다.
이번 조사와 연구를 자문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남세균 녹조 독소에 인체가 노출되는 전체 과정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낙동강과 금강의 물 시료에서 고농도의 녹조 독소를 확인했고,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소가 기준치 이하지만 검출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올해도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는 남세균 녹조 독소가 1만5000ppb까지 검출됐다.
또, 낙동강과 금강 주변의 쌀과 무, 배추 등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고, 낙동강에서 잡힌 민물고기나 금강 하굿둑 밖 갯벌에서 잡힌 조개와 굴에서도 남세균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특히, 낙동강에서 1km와 3.7km 떨어진 아파트 실내에서도 에어로졸 형태의 녹조 독소가 검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과 금강 등에 발생한 녹조에 든 남세균 독소가 수돗물과 공기, 농산물, 어패류를 통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경로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짙은 녹색의 남세균 녹조가 보 수문을 통과해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이 때 발생한 물거품과 물보라는 에어로졸이 돼 주변 공기 중으로 날아가게 되며, 남세균 세포와 독소를 함유하게 된다. 강찬수
환경부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낙동강과 대청호 등지에서 에어로졸 속 남세균 독소를 분석했으나 모두 불검출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환경부의 조사에서 불검출로 나온 것은 환경부가 녹조가 심하지 않은 장소와 시간에 시료를 채취한 탓으로 보인다"면서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공동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 발생 후 보 수문을 열고 물을 흘려보낸 뒤 수위가 낮아져 보 상류 쪽 돌 위에는 녹조 남세균 세포들이 말라붙어 있다. 이들 남세균 세포들도 에어로졸(먼지) 형태로 공기로 날아갈 수 있다. 강찬수
한편, 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들 22명을 포함해 조사에 응한 전체 102명을 대상으로 면봉으로 채취한 시료에서 독소 농도를 직접 분석해 그 결과를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