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에 넣는 수액 주사제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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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병과 백에 담긴 주사용 수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으로 곧바로 들어가게 되고, 자칫 혈관을 막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료: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 2023]


환자들이 치료받을 때 사용하는 수액병·수액백 일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수액제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학계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맥주사를 통해 혈관 속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될 수 있어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그동안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중국 환경과학 연구아카데미 산하 환경기준 및 위험평가 국가핵심연구소와 난징 의과대학 글로벌건강센터 소속 연구팀은 최근 국제저널 ‘환경 과학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일부 수액병·수액백 용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고 수액 주사를 통해 혈관 내로 직접 유입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람의 혈액 속에서 폐·장의 세포 장벽을 통과하기 어려운 큰 사이즈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돼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 그 미스터리가 풀린 셈이다.

 

여과막에 걸린 입자를 분석

연구팀은 시중 약국에서 0.9% 염화나트륨 용액(식염수)이 들어있는 폴리프로필렌(PP) 수액병 15개와 폴리에틸렌(PE) 수액백 15개를 구매하고, 지역 병원에서 유리 수액병 15개와 수액 세트 튜브 15개를 확보해 실험했다.

연구팀은 먼저 은 여과막(silver membrane filter)으로 수액병과 수액백 속에 들어있던 용액을 걸러냈다.

연구팀은 또 수액 세트의 주입관(튜브)에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정제수를 주입관 속으로 흘려보낸 뒤 그 정제수를 은 여과막으로 걸렀다.

 

연구팀은 식염수와 정제수를 걸러낸 은 여과막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미세플라스틱으로 추정되

지름 1.0μm(마이크로미터, 1μm=1000분의 1㎜) 이상의 입자를 찾아냈다.

현미경에서 확인된 입자는 마이크로-라만 분광계로 플라스틱 종류를 확인했다.

 

플라스틱 병·백 20%에서 검출돼

연구팀은 총 60개의 시료를 분석, 최종적으로 총 7개의 샘플에서 8개의 투명하고 작은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확인했다.

15개 PP 수액병 중에서는 3개 수액병에서 3개의 파편이, 15개 PE 수액백 중에서는 3개 수액백에서 4개의 파편이 검출됐다.

30개의 플라스틱 수액병·수액백 중에서 20%인 6개에서 검출된 셈이다.

 

15개 유리 수액병 중에서도 1개의 수액병에서 1개의 파편이 검출됐는데, 15개 플라스틱 수액 튜브 실험에서는 입자가 발견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조각은 성분별로 보면 PE가 4개, 폴리아미드(PA)가 2개, 폴리카보네이트(PC)가 1개, 폴리스티렌(PS)이 1개였다.

미세플라스틱 조각의 크기는 4~148μm 범위였다.

 

폴리에틸렌(PE) 재질의 수액백에서 폴리프로필렌(PP)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고(A), PP 재질의 수액병에서 PE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B). [자료: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 2023] 


미세플라스틱 어디서 왔나

연구팀은 PE 수액백에서 PE 입자 외에 PC, PA 입자가 검출됐고, PP 수액병에서도 PE, PA 입자가 검출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생산·사용 중에 수액백이나 수액병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소스에서도 들어왔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수액병이나 수액백을 포장하는 비닐 봉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류물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포장 비닐봉지를 누르거나 찢을 때, 칼이나 가위로 자를 때 쉽게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리병에 담긴 수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입자 1개가 검출되었는데, 이는 수액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반드시 해당 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포장 외에도 용액(식염수) 생산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주사제 용액에 유입될 수도 있다”면서 “제약 공장의 다양한 도구와 파이프라인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혈관을 막고 혈전증 촉진할 수도

연구팀은 일단 수액 주사제 내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오염 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주입 용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정맥주사 요법이 미세플라스틱이 혈류로 유입되는 직접적인 경로일 수 있음을 나타낸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측정 장비의 정밀도 문제로 1㎛보다 작은 사이즈의 미세플라스틱이 수액 속에 존재하더라도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측정 장비가 개발된다면 나노플라스틱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분해되지 않으며, 일단 사람의 혈류에 들어가면 평생 존재할 수 있다”면서 “작은 플라스틱 입자는 혈관벽에 축적돼 혈류를 방해하거나 심지어 차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형 미세플라스틱은 모세혈관의 직경보다 커 아예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

크기가 10μm를 초과하는 입자는 성질에 관계 없이 폐혈관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혈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는 것처럼, 혈관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혈전증을 촉진하고 혈관 내부에 축적돼 혈액 순환을 심각하게 방해할 수도 있다.

 

노출을 예방할 방법은 없나

연구팀은 수액 주사를 통한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액 포장용 비닐봉지 생산 공정을 업데이트하여 봉지 내부의 잔류물을 적절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데이트된 품질관리 시스템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을 새로운 오염물질로 관리하고, 사람의 건강 보호를 위해 엄격한 품질관리와 보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제약 공장에서 수액 생산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품질 관리에는 위생 관리 지표 중 하나로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서“수액 및 해당 의료 제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 표준도 없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참고문헌

Zhu, Long et al. 2023. Microplastics Entry into the Blood by Infusion Therapy: Few but a Direct Pathway.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 https://doi.org/10.1021/acs.estlett.3c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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