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산단 오염 노출 알레르기 질환 가능성 높여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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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국가산업단지 인근 조사 지역. [자료:Toxicology and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 2023]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중금속 오염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알레르기 질환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이종화 교수 연구팀은 전남 광양 국가산업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 노출과 알레르기 질환의 인과 관계를 조사한 논문을 ‘독성학과 환경보건과학(Toxicology and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저널에 최근 발표했다.

 

2019년 7월 조사를 시작한 연구팀은 광양에서 5년 이상 거주한 20세 이상 자원자 300명(평균 연령 65세)을 선정해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혈액 시료도 채취해 혈중 중금속 농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주거지 인근에서 공기 시료를 채집해 미세먼지와 중금속 오염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주민 혈청에서 염증 표지(marker)인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hs-CRP)’ 농도도 분석했다. hs-CRP라는 단백질을 분석하면 천식과 알레르기 등의 미세한 염증 반응까지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주민을 도로에서 50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199명), 도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는 사람(101명)으로 구분했다.

또, 산업단지에서 5㎞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199명), 산업단지에서 15㎞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사람(101명)으로 구분했다.

또, 의사로부터 알레르기 질환 진단받은 적이 있는 그룹(131명)과 진단받은 적이 없는 그룹(169명)으로 나눴다.

 

연구팀 분석 결과, 미세먼지나 중금속 오염도가 환경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없었다.

다만 도로 50m 이내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당 14.24㎍(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도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4.35㎍/㎥이었다.

 

산업단지 5㎞ 이내에서는 미세먼지 농도는 12.36㎍/㎥이었고, 15㎞ 이상 떨어진 곳은 8.12㎍/㎥이었다.

 

납 농도 역시 도로 50m 이내에서는 ㎥당 평균 27.42 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으로 높았고, 도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은 19.92 ng/㎥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산업단지 5㎞ 이내에서는 납 농도가 31.69㎍/㎥이었고, 15㎞ 이상 떨어진 곳은 11.39㎍/㎥이었다.

 

카드뮴 농도는 50m 이내에서는 평균 2ng/㎥이었고, 도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은 1.69 ng/㎥이었다. 산업단지 5㎞ 이내에서는 카드뮴 농도가 2.45㎍/㎥이었고, 15㎞ 이상 떨어진 곳은 0.79㎍/㎥이었다.

 

의사로부터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그룹으로서 산업단지 5㎞ 이내에 거주하는 그룹의 경우 혈중 납 농도는 dL(데시리터, 1dL=100mL) 당 1.37㎍이었고, 같은 진단을 받은 그룹이라도 15㎞ 이상 떨어진 곳은 1.14㎍/dL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알레르기 진단 그룹의 경우 혈청 hs-CRP 농도가 1.04㎎으로 나타났다.

비진단 그룹의 hs-CRP 농도는 0.71㎎/dL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공기 중 미세먼지·중금속 오염도와 체내 중금속 농도, hs-CRP 농도 사이에 중요한 연관성이 나타났고, 이는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체내 중금속 수준이 높으면 혈청의 hs-CRP 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체내 중금속과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측정한 미세먼지와 중금속 농도가 실제 개인의 노출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오존이나 이산화질소 등 다른 대기오염 물질이 알레르기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참고문헌:

Jung, S. 등 2023. Association between exposure to air pollutants and allergic diseases among residents near the Gwangyang industrial complex in Korea. Toxicology and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

https://doi.org/10.1007/s13530-023-00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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