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미세먼지 더 많이 나온다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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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 제품들 [자료: 구글]


가정에서 에어프라이어로 음식을 조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면 일반 프라이팬으로 조리할 때보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더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리할 때 창문 열거나 후드를 틀어 자주 환기해서 오염도를 낮춰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화학공학-응용화학과의 아서 찬 교수 연구팀은 에어프라이어 사용으로 인한 실내 공기 오염 문제를 다룬 논문을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했다.

 

실험 내용을 소개한 그림. [자료=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2023]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저지방 식단이 널리 채택됨에 따라 에어프라이어는 최근 가정에서 인기 있는 조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을 추가하지 않거나 적게 사용해 요리할 수 있으면서도 튀김 음식과 비슷한 맛과 질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에어프라이어에서는 음식에서 나오는 복사열과 에어프라이어 내부의 팬(fan)에 의해 생성된 공기 흐름을 결합해 음식에 강한 열에너지를 가하는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팬에 의해 생성된 공기 난류가 미세먼지 형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실내 공기 오염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조리 시 유기 성분의 에어로졸(미세먼지)이 생성되는데, 미세먼지는 조리 재료, 조리 온도, 조리 스타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은 다양한 식품을 에어프라이어와 일반 프라이팬으로 조리할 때 배출되는 입자상 오염물질(미세먼지)의 배출계수(EF, 동일한 조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양)와 입자 크기 분포를 조사해 비교했다.

또, 기체 상태의 오염물질에 대해서도 배출 계수를 산출했다.

 

연구팀은 2020년 온라인 마켓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에어프라이어 모델을 사용했고, 일반 팬으로는 7인치 프라이팬을 이용했다.

방출 실험은 60cm × 60cm × 50cm 크기의 아크릴 상자 내부에서 조리하면서 배출구를 통해 나온 공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분석 결과, 일반적으로 에어프라이어에서 식품을 조리할 때의 미세먼지 배출계수는 아스파라거스, 빵 등 저지방 식품보다 닭날개, 감자튀김 등 고지방 식품에서 더 높았다.

 

닭 날개와 가슴살을 에어프라이어로 튀겼을 때 미세먼지(PM10)의 배출계수는 팬으로 요리했을 때보다 각각 2.1배와 5.4배로 나타났다.

 

에어프라이어로 요리할 때는 일반 프라이팬에 비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역시 배출계수가 더 높았다. 감자튀김의 경우 2.5배, 닭가슴살의 경우 4.8배였다.

 

반면, 아스파라거스를 에어프라이어로 요리했을 때는 팬으로 요리했을 때보다 미세먼지 농도는 더 낮았고, 감자튀김의 경우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비슷했다.

아스파라거스와 빵과 같은 저지방 식품은 기름을 첨가하지 않고 조리할 때 숯처럼 까맣게 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 첨가된 기름의 질량이 증가하면 에어프라이어 중 입자 방출 계수가 더 높아졌다.

이는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경우 사용되는 식용유의 양이 미세먼지 배출의 중요한 결정 요인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조리법에서는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거나 에어프라이어 바구니에 음식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에어프라이어에 기름을 조금 첨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닭가슴살과 닭날개의 경우 기름을 넣지 않아도 에어프라이어에서 조리할 때 나오는 미세먼지의 양이 일반 팬 요리에서 나올 때보다 더 많았다.

 

연구팀은 “동일한 양의 기름을 첨가하더라도 에어프라이어로 요리할 경우 팬에 비해 더 높은 온도에 도달하고, 공기의 난류가 더 커져 미세먼지의 배출계수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요리 연기에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요리할 때 나는 연기에는 알데히드, 케톤, 유기산을 포함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포함되어 있고,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일부 VOC는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특정 상황에서 가정용 에어프라이어 사용으로 인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어프라이어를 레인지 후드 아래에 두거나 통풍이 잘 되는 다른 위치에 두는 등 요리 배기가스 배출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


참고문헌

Wang, X. and A.W. Chan. 2023. Particulate Matter and Volatile Organic Compound Emissions Generated from a Domestic Air Fryer.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https://doi.org/10.1021/acs.est.3c0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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